- 100건이 넘는 탄핵요구서 제출, 전국 단위로 탄핵시위 또한 불붙듯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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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폴랴지 상파울루가 공개한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설문 내용에 따르면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절차 개시 건에 대해 찬성하는 쪽이 54%, 반대는 42%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7~8일 양일간 전국 16세 이상 브라질 국민 207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탄핵 여론 조사에서 찬성 비율이 처음으로 절반 이상 나온 점에 주목한다.
해당 주제를 놓고 2020년 4월 다타폴랴가 최초 설문을 실시했을 당시에는 ‘찬성 45%-반대 48%’였다. 탄핵 찬성 비율은 올해 1월 42%로 소폭 감소했다가 이후 점차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5월 초 진행한 조사에서는 ‘찬성 49%-반대 46%’로 찬성이 반대를 앞질렀다.
또 다른 다타폴랴의 조사에 의하면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부정 평가가 51%에 달해 2019년 임기 시작 이래 최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여론 조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뇌물 수수, 백신 구매 비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나온 것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 또한 수사 대상이다.
최근 브라질은 전국에 걸쳐 대통령 및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를 포함해 최소 120개 도시에서 시위 활동이 등록됐다. 시민들은 백신 추가 공급, 대통령 탄핵, 긴급 구호금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급기야 6월 30일에는 좌·우파 정당 및 사회운동단체·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탄핵요구서를 하원에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46명이 서명했고 이미 하원에 제출된 다른 123건의 탄핵 요청서에 기재된 내용이 종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비롯해 보우소나루에게 23개 범죄 혐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
2022년 차기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탄핵이 실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탄핵 절차 없이 대선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 결과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46%, 보우소나루 대통령 25%로 나왔다. 다른 대선주자는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정치적 혼란 속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현재의 전자투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서 패해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불복을 암시해 비판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