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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혁명적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타계…‘미국에 의해 악마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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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6. 11. 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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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의 카스트로(왼쪽)와 체게바라(가운데).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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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22일의 피델 카스트로 사진=/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혁명적 지도자로 쿠바를 반세기 동안 이끈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25일(현지시간) 향년 90세로 타계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은 자신의 친형인 피델 카스트로가 25일 밤 10시29분 세상을 떠났다고 26일 0시께 국영 TV방송에서 발표했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피델의 유골이 유언에 따라 화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델 카스트로의 최근 모습은 올해 9월 쿠바를 방문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면담하는 장면이 쿠바 국영매체에 소개된 게 거의 마지막이었다.

그는 지난 4월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 공산당 제7차 전당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나는 곧 아흔살이 된다. 곧 다른 사람들과 같아질 것이며, 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며 자신에게 곧 다가올 죽음을 암시하는 사실상의 고별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2006년 장기와 관련된 병을 앓은 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 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 공산 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동안 쿠바를 이끌면서 미국과 소련이 경쟁하던 냉전체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통신은 그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악마화’됐지만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의 좌파주의자들에 의해 경배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1926년 스페인 출신 이주민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1953년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타도하려고 몬카다 병영을 습격했다가 실패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2년 뒤 석방된 그는 멕시코로 건너간 뒤 쿠바 정권을 공격할 조직을 건설하고 1959년 1월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는 반세기 가까이 총리, 공산당 제1서기, 국가평의회 의장을 연이어 맡으며 쿠바를 이끌다가 건강 문제로 2006년 친동생 라울에게 정권을 넘겼다. 2008년엔 공식 직위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49년간의 권좌에서 내려왔다.

재임 기간 피델이 “녹색 군 전투복을 입고 시가를 문 모습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독설로 채워진 연설로 유명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피델은 관계 단절국이었던 미국으로부터 수많은 암살 위협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진다. 그는 “올림픽에 암살에서 살아남기 종목이 있다면 내가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쿠바가 냉전 시대의 오랜 단절을 끝내고 국교를 회복하는 역사의 전환기도 생전에 지켜봤다.

미국과 쿠바는 2014년 12월 53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3월에는 쿠바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과 그의동생 라울 카스트로 간의 미-쿠바 정상회담이 88년만에 이뤄졌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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