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법개혁 3법’ 상정 임박…‘사법부 길들이기’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4010007265

글자크기

닫기

김채연 기자

승인 : 2026. 02. 24. 17:59

본회의-05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여당의 사법개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은 24일부터 임시회 종료일인 3월 3일까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이르면 25일 '법 왜곡죄'부터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법 왜곡죄'는 재판·수사 과정에서 법을 고의로 왜곡하거나 사실 관계를 잘못 판단한 판검사를 처벌한다는 게 골자다. 문제는 처벌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준이 모호하면 누구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재판이나 수사가 권력의 정치적 도구로 사용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이 '선출권력 우위론'을 앞세워 사법부를 길들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여당은 법안을 이날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이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면서 상정이 미뤄졌다. 여당은 필리버스터가 끝나는대로 하루 1건씩 법안을 처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에 따라 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을 차례로 상정할 방침이다. 이후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법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은 15일 이내 법안을 공포한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과반의석(166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는 확실시된다.

사법개혁이 현실로 다가오자 대법원은 전국 법원장들을 긴급 소집해 의견을 듣기로 했다. 대법원은 25일 전국 법원장회의를 연다. 앞서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 법원장회의에서도 법 왜곡죄 등 신설 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고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가장 먼저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될 '법 왜곡죄'는 사법부를 길들이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왜곡죄 법안에 규정된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한 사실인정'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부분은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파기할 때 쓰는 문구 그대로다. 상고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면, 하급심 판사는 고의성의 목적이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 여부가 판단된다. '목적'을 넓게 해석할 경우 하급심 판사까지 형사 책임을 질 위험이 생긴다"며 "하급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심에서 승소한 당사자들은 분풀이나 하급심 판사를 고소 고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 왜곡죄 판단의 주체는 집권 여당이다. 자기들 기준에서 '왜곡이면 왜곡, 아니면 아니다' 식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정치적 판단 하겠다' '정치를 법 위에 세우겠다'는 의미"라며 "법 왜곡죄 자체가 정치 도구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꼬집었다.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법 왜곡죄 도입 취지가 사법정의 실현인 만큼 법안의 명확성과 구체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국회는 법 왜곡죄 도입에 대해 조금 더 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시민사회와 학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심사숙고를 통해 종합적이고 완성도 높은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