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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염소 이력제 도입 등 추진… 생산자 “소비자 신뢰 확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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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2. 24. 10:44

농식품부, '염소산업 발전대책' 발표
염소 농가 축산업 등록률 38% 수준
이력관리 부재로 유통·방역관리 애로
도축장 신설·거래 정보 제공 등 추진
경남 소재 염소경매시장
경남도에 위치한 염소경매시장. /경남도
농림축산식품부가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염소산업을 법적 테두리 안으로 넣기 위해 이력제 도입 및 유통현황 조사 등을 추진한다. 이를 두고 생산자단체 측에서는 염소가 축산물로서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게 관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오는 2029년까지 국내 염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염소산업 발전대책'이 실시된다. 대책은 생산, 유통, 질병 등 3개 분야에서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부과제를 담았다. 예산은 약 5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발전대책 수립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 정책관은 "최근 염소고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수입산 점유율이 지속 증가하면서 산지가격 하락에 따른 농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염소산업에 대한 체계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있어 기반 구축, 제반 강화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염소는 삼복더위에 먹는 보양식(염소탕) 또는 건강식품(염소즙) 등으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타 축종 대비 법적·제도적 기반은 미흡한 상태였다. 소·돼지·닭고기에 비해 소비 접근성도 낮은 만큼 정책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염소 사육두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농식품부 집계 결과 염소 사육마릿수는 지난 2022년 43만3000두에서 2024년 46만9000두로 8.31% 늘어났다. 농가 수는 같은 기간 1만73호에서 1만1474호로 13.9%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24년부터 시행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에 따라 개 식용 관련 업종이 염소로 옮겨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 사육 농가가 실제 염소 농가로 넘어갔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수요가 늘어난 면은 확실히 있다"며 "2029년까지 인프라 구축과 제도개선을 실시하고, 성장대책은 그 이후에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염소 사육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관리체계를 마련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핵심은 이력제 도입이다. 현행 축산법상 염소는 가축으로 분류되지만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축산물이력법)에 명시된 '이력관리대상가축'에는 빠져 있다. 이로 인해 출하, 도축 경로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질병 발생 시 역학조사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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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정영록 기자
한국흑염소협회 관계자는 "소의 경우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출하 시 브루셀라병 검사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하지만 염소는 별도 규정이 없어 질병관리에 취약하다"며 "이력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발생한 염소가 어느 농장에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염소 농가의 축산업 등록률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추정하고 있는 등록률은 38% 수준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연구용역을 통해 염소에 적합한 이력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축산물이력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육 규모 100두 이상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미등록 사유 등을 종합한 뒤 별도 대책을 마련할 구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염소 농가는 규모가 영세하고, 주업이 아닌 부업 개념으로 많이들 운영하고 있다"며 "이력제를 바로 시행할 경우 농가나 유통업자를 범법자로 만들 수 있어 관련 연구를 먼저 거친 뒤 시범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투명한 가격 형성을 위해 염소 가축경매시장 출하점유율을 확대하고, 거래·유통동향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국에 염소 전문 도축장이 11개소에 불과한 만큼 최대 50억원을 들여 도축시설 신축 시범사업도 권역별로 추진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40%에 불과한 경매율을 2029년까지 50%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거래 정보 공개 관련해서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생산자 측에서는 이번 발전대책이 염소산업을 제도권 시장으로 발돋움 시킬 계기가 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흑염소협회 관계자는 "염소는 타 축종과 달리 소위 (기준이 되는) 가격이랄 게 없어 농가에서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있다"며 "염소를 기타가축으로 두고 제도적 보호를 소홀이 한다면 (농가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적 관리체계가 확립돼야 잘하는 농가는 인센티브를 주고, 미흡한 농가는 계도할 수 있는 등 기준이 생길 것"이라며 "염소도 소·돼지·닭고기처럼 신뢰하고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업 경쟁력은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고, 신뢰도가 확보됐을 때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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