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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동계올림픽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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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승인 : 2026. 02. 23. 14:19

화면 캡처 2024-01-07 092216
김성환 문화부장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한국시간으로 23일 폐막했다.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종합순위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당초 목표였던 톱10 진입은 무산됐지만 대회 기간 열중하는 마음으로 도전에 나섰던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몇몇 순간의 여운은 지금도 짙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빛 레이스를 펼친 김상겸. 올림픽 도전 3전 4기 끝에 37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얻어낸 그의 값진 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의 첫 메달이자 한국이 따낸 동·하계올림픽 400번째 메달로 기록됐다. 아내와 감격을 나눈 '눈물의 영상 통화'는 여러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의 '기적의 금메달'도 있다. 이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클로이 킴과 최가온의 대결은 이번 대회 '빅 매치' 중 하나로 꼽혔다. 최가온은 1, 2차 시기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고도 3차 시기에 나서 끝내 클로이 킴을 꺾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경기가 끝난 후에야 다리 세 군데가 골절 된 것을 알았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이 '올림픽 라스트댄스' 후 흘린 눈물도 가슴에 그윽하게 스민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지금까지 참가한 세 번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역대 개인 최다 메달(7개)을 따냈다. 그의 눈물은 대회를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 공개된 '엄마의 편지'와 오버랩 되며 감동을 키웠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참고 버텼는지 알고 있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 최민정은 "엄마의 편지로 마지막 올림픽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이뿐일까.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치렀던 모든 선수들의 도전과 열정은 그 자체로 심장에 각인 되기에 마땅한 감동이다. 메달 여부와 상관없이. 그리고 이번에 넘어지고 미끄러진 이들도 다시 일어나 빛나는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이들에게서 삶을 버텨낼 힘을 얻고 희망을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상파에서 이번 대회를 중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독점중계권을 가진 JTBC와 지상파 3사 간 중계권 재판매 협상이 결렬된 탓이다. 지상파에서 올림픽 중계가 사라진 것은 62년만의 일이란다. 그만큼 관심이 줄고 주목도도 낮았다. 해서 대회가 시작된 후에도 "동계올림픽 언제시작했나" "지금 올림픽 기간인 줄 몰랐다"는 반응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심심찮게 올라왔다. 17일 간의 '지구촌 겨울 스포츠 축제'는 이렇듯 조용하게 끝이 났다. 이런 분위기라면 "동계올림픽 끝났어?"하고 묻는 사람이 어디선가 느닷없이 나타날 지 모를 일이다.

동계올림픽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고, 특히 국내에선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일부 인기 종목을 제외하면 저변이 얕은 것을 인정한다. 미디어환경의 변화로 방송사들의 사정이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하고 어수선한 일상을 버티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얘기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JTBC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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