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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오바마’ 영상 공유한 트럼프…공화당서도 “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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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2. 08. 10:11

비판 빗발…백악관 해명 번복 속 트럼프는 사과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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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2025년 1월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싱턴 내셔널 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국가장례식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를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논란을 불러일으켔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영상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공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영상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원숭이로 묘사한 장면이 포함됐고, 2020년 대선과 관련한 허위 음모론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은 드물었다. 이견이 있더라도 비공개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상·하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며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팀 스콧 상원의원은 "백악관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인종차별적인 게시물"이라며 "대통령은 이를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주의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인종차별적 맥락을 인지할 것"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미시시피주의 로저 위커, 유타주의 존 커티스 상원의원 등도 "경악스럽다",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하원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뉴욕주의 마이크 로울러 의원은 "의도적이든 실수든 매우 모욕적"이라며 즉각 삭제를 요구했고, 네브래스카주의 돈 베이컨 의원은 백악관의 해명이 계속 바뀌는 점을 지적했다.

영상이 삭제된 이후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앨라배마주의 케이티 브릿 상원의원은 "처음부터 게시돼서는 안 될 내용"이라고 했고, 미시간주의 존 제임스 의원은 "충격적이었다"고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일부 강경 지지층은 대통령을 옹호했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트럼프를 비판한 공화당 상원의원 명단을 작성해 전달하겠다고 밝혀 당내 긴장감을 높였다.

백악관의 설명은 엇갈렸다. 대변인은 처음에 해당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글의 왕'으로, 오바마 부부 등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등장인물로 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한 직원이 실수로 게시했다고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상의 앞부분만 보고 전달했다"며 인종차별적 장면에 대해서는 "물론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민주당과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반발했다. 전 백악관 수석 사진작가 피트 소우자는 오바마 부부의 사진을 공유하며 대응했고, 아야나 프레슬리 하원의원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공개적으로 규탄했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2기 들어 공화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분출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다만 당내 권력 구도와 지지층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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