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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기 고심 SK에코플랜트…지분 매입·배당 부담에 ‘본업’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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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2. 04. 15:43

당초 7월 목표…FI 지분 매입·배당 등 비용 부담 압박
내달 한국거래소 관련 가이드라인 배포…장기 지연 확률도
환경→반도체 전환 속 '중복상장' 논란 야기 가능성
본업 재확대 vs 반도체 집중 대응책 눈길
SK에코플랜트 IPO
오는 7월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의 상장 계획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을 이유로 당초 일정에 맞춘 상장에 우려를 표한 데다, IPO가 지연될 경우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는 우선주 배당 부담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구조 재편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으로부터 이식받은 반도체 사업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국내 주식시장의 '중복상장 관행' 논란과 맞물린 점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서두르기보다 도시정비사업 등 기존 사업에 다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재무·반도체 중심의 현 경영진 체제에서 주택·정비사업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당초 목표한 IPO 마무리 시한인 오는 7월까지 5개월 남짓의 기한을 두고 있다. 2022년 FI 유치 당시 약속한 일정이지만, 아직까지 한국거래소에 IPO를 위한 예비심사 청구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통상 예비심사 청구부터 상장까지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한을 맞추는 것은 물론 연내 목표 달성도 빠듯할 수 있다.

FI들이 투자금 회수(엑시트) 지연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점이 상장 일정에 제동을 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2022~2023년 미국 자회사 매출 과대계상 문제로 지난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중과실에 따른 회계기준 위반 판정을 받고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 여파로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FI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하거나 스텝업 조건을 적용해 IPO 일정을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상장 가이드라인상 상장예비심사에서 거부될 경우 3년간 예비심사를 다시 신청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IPO를 통해 전환우선주(CPS) 6000억원과 상장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 등 총 1조원을 조달했다. 약정된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할 경우 최대주주인 SK가 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라 CPS 투자금 6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CPS 우선배당률은 올해 5%, 내년 8%, 2028년 11%로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RCPS 역시 스텝업 조항에 따라 내년부터 매년 2%포인트씩 배당률이 오르며, 이로 인해 회사가 부담해야 할 연간 배당금 규모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PO 주관사 및 FI와 상장 일정 연기 가능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SK에코플랜트는 목표 일정에 맞춰 IPO를 마무리하기 위해 주력 사업을 환경 사업 대신 반도체 사업으로 전환해 왔다. 202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에센코어 △SK에어플러스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그룹 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잇달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에 따른 인사 조치도 단행했다. 작년 말 SK하이닉스 양산총괄(CPO)을 지낸 김영식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장동현 대표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달 초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시설대여업 △기계 정비 제조업·임대업 △연구개발업 △산업용 가스 제조업 △화학물질·제품 제조업 등 5개 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한 사업 재편 노력이 자칫 '중복상장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오찬 자리에서 중복상장 관행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원적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거래소도 다음 달까지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세부 조항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IPO 일정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단기적인 상장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본업인 분양·정비 등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는 연초 서울에서 처음으로 자사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드파인'을 적용한 서대문구 '드파인 연희'의 1순위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쓰기도 했다. 연내 서울 노량진2·6구역과 경기 구리 수택E구역, 의왕 부곡가구역 재개발 등 수도권 중심의 공급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압구정·목동·성수·여의도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추산된다. 정비사업이 단기간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기는 어렵지만, IPO 일정이 장기화될 경우 수주 실적을 통해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최근 몇 년간 환경·반도체 사업에 주력해 온 만큼, 정비사업 수주 실적 회복은 과제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9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073억원 대비 약 25% 감소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을 표방하며 '반도체주'로서 시장의 인정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반도체 관련 사업에 힘을 싣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도 낮지 않다. 재무통인 장동혁 부회장과 반도체 전문가인 김영식 대표 체제 아래에서 정비사업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주택 사업 실적이 전년 대비 다소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도한 결과는 아니다"라며 "그룹의 방침 아래 예년과 비슷한 사업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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