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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확신, 중국은 관리…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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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6. 02. 01. 17:45

안규백, 日 방위상 회담 전 美 항모 방문
연합작전태세 강조… 한미동맹 재확인
정동영, 한반도 논의 위한 대중 특사 검토
신중함 기반 외교적 소통 가능성 유지
미중·중일 긴장 속 '균형 외교' 시험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월 30일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 사관실에서 패트릭 해니핀(Patrick Hannifin) 미 해군 제7함대사령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제공=국방부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가 '미국엔 확신, 중국엔 관리'를 드러내는 투트랙 행보로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기지에서 미국 해군 제7함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10만t급)에 올라 굳건한 한미동맹과 연합작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중국에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특사 파견 방안을 놓고 관련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을 향한 양 장관의 행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안보에서는 한미동맹을 기준으로 고정하며 미국에 확신을 줬고, 외교를 통해 중국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소통의 가능성을 남겼다.

안 장관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회담하기 전, 기지에 정박 중이던 미 항모 조지워싱턴함에 올라 패트릭 해니핀(Patrick Hannifin) 미 7함대 사령관을 만나 환담했다. 안 장관은 해니핀 사령관에게 한미동맹과 연합작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 해군과 미 7함대 간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다. 안 장관은 또 티모시 웨이츠(Timothy. L. Waits) 조지워싱턴함 함장에게 항모 안내를 받고 운용에 관한 상세한 브리핑도 들었다.

안 장관이 미 항모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을 먼저 확인한 뒤 한일 간 국방 협력을 논의한 것은 협력의 수위와 방향을 미리 설정하기 위한 포석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항모 방문은 미국에 대한 확신의 신호였다. 미일 동맹의 심장부인 요코스카 기지에서 미 7함대 사령관을 만나 한미동맹과 연합작전태세를 재확인한 것은 미국이 중시하는 '동맹의 신뢰성'에 응답하는 장면으로 풀이된다. 반면 직후 일본과의 회담은 전략적 격상 없이 진행됐다. 이는 중국을 향해 '한국이 미국과는 동맹을 확인했지만, 일본과 대중(對中) 전선을 강화한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평가다. 안 장관은 미 항모에 먼저 오름으로써 미국에는 신뢰를 보이고, 중국에는 한미일이 하나의 전략 블록으로 급부상하는 인상을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일 기자


중국으로 향할 한반도 특사는 아직 구체적 일정이나 형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특사 파견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여지를 두며 파견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시기와 방식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 장관도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 대화 재개의 환경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하면서도 '신중함'과 '시중(時中)'을 강조했다. 이는 대화 국면을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시간과 조건이 필요하다는 중국의 인식과 보조를 맞춘 태도로 평가된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역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발언의 수위와 방향을 조율하려는 접근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보다 미 항모와 7함대 사령부를 먼저 찾은 데는 한미동맹을 우선 확인하는 배치로 볼 수 있다"며 "미국에는 동맹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한일 협력이 전면적 군사 공조로 급격히 확장되는 인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최근 미중, 중일 간 긴장이 이어지는 구도에서 한국 정부 입장에선 안보 협력을 이어가면서도 외교적 파장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미측과의 군사 협력 메시지를 분명히 하되,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일정의 순서와 형식을 조정하는 접근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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