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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수놓은 한국의 美… ‘이건희 컬렉션’ 문화외교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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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첫 순회전 기념 갈라 만찬 개최
美 정관계·글로벌 CEO 270명 참석
관람객 6만5000명 돌파하며 전시 성과
대중문화 위주 K-컬처 넘어 위상 제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열린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1월 28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의 밤은 한국 예술의 여운으로 깊어갔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NMAA) 인근 예술산업관에는 한국의 재계 총수 일가와 미국 정·관계 핵심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을 선보인 첫 해외 순회전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기념하는 갈라 만찬이 열린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 종료 행사를 넘어, 삼성가가 이어온 '문화보국'의 철학이 세계 외교의 중심 무대에서 구현된 순간이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가가 총출동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앤디 킴 상원의원 등 미 정·관계 인사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웬델 윅스 코닝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창업자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을 포함해 약 270명이 참석했다.

이재용 회장은 갈라 디너 행사 인사말에서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이번 전시를 선보일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국과 미국 국민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6·25 전쟁 참전용사들을 언급하며 "3만6000명이 넘는 미국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의 번영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 회장은 또 "6·25 전쟁 등의 고난 속에서도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은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었다"며 "홍라희 명예관장은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작품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넓히고 다양화하는 데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NMAA에서 열린 이번 전시의 최종 관람객은 6만5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시는 개막 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는 변수도 겪었다. 스미스소니언이 일시 폐쇄되며 수년간 준비한 첫 해외 순회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협의 끝에 셧다운 종료 직후 전시가 개막했다. 정부 기능이 멈춘 상황에서도 전시가 이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 측 파트너 기관들과 박물관 운영 인력 간 협업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작품뿐 아니라 전시를 떠받친 제도적 협력 구조까지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또 이번 전시가 K-팝 등 대중문화 위주의 'K-컬처'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1500년을 아우르는 한국 미술의 정수가 전 세계 최대 박물관 중 하나인 스미스소니언에 전시되면서 과거 에도시대 목판화가 서구 미학에 영향을 준 것처럼, 'K-미술'이 84조원 규모의 글로벌 아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전시는 유족들이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지에 따라 2만3000여 점의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하며 시작됐다. 학계에서는 삼성가 2대에 걸친 수집 철학도 이번 컬렉션의 성격을 규정한 요소로 본다. 이병철 창업회장이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되찾는 '환수'에 무게를 뒀다면, 이건희 선대회장은 고미술과 현대미술, 동서양 미술을 아우르는 '총체성'을 추구하며 컬렉션의 지평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갈라 만찬 참석자들과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전시의 진정한 가치가 '기증'에 있음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번 순회전은 한미동맹이 공유된 가치를 토대로 구축됐음을 상기시킨다"고 했고, 앤디 킴 의원은 "미국인들이 삼성가가 가져온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KH 컬렉션'의 해외 행보는 계속된다. 워싱턴 전시를 마친 뒤 미국 시카고미술관(2026년 3~7월),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2026년 9월~2027년 1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 측은 "해외 순회전을 통해 시대와 공간, 국경과 인종을 넘어 한국 문화 예술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전혜원 기자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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