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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올 한해 형사사법시스템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 기조 아래 10월 2일이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눠진다. 그러나 풍선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법이다. 검찰을 대신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새로운 '큰 힘'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의 수사권은 대폭 강화됐다. 중대재해 수사팀·2차 가해 범죄전담 수사팀이 신설됐고 마약 전담 수사팀도 확대됐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서 시·도 경찰청 중심으로 축소됐던 정보경찰이 전국 198개 경찰서에서 부활했다. 정보경찰관만 1400명을 넘어선다. 국내 정보 수집이 금지된 국가정보원을 능가하는 막강한 정보력을 갖게 된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의 수사·기소 권한을 확대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이 저지른 '직무 관련' 범죄에서 '모든' 범죄로 수사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공수처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도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더 커진 권력'에 '더 강력한 통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셀프(self) 통제는 통제가 아니다"라는 명제다.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 통제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경찰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견제·감시하는 '옴부즈맨'은 영국의 '독립적 경찰감시기구(IOPC)'가 모델이다. 문재인 정부 경찰개혁위원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통제하기 위해 옴부즈맨을 제안했다. 국무총리 산하의 독립기구로, 책임자는 경찰청장과 같은 차관급이다. 중앙기구와 4~5곳의 권역별 지부를 두고, 조사와 행정인력을 포함해 100명 이상으로 꾸린다. 주요 업무는 경찰권 행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원과 경찰관의 법령 준수 여부에 대한 조사다. 조사관에게는 특별사법경찰권이 주어진다. 쉽게 말해 옴부즈맨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경찰의 범죄행위가 의심될 경우 형사고발은 물론 수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수처는 정부부처나 청와대 등 다른 기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검·경이 법무부와 행정부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것과 크게 대비되다. 또한 공수처의 내부 감사와 감찰, 인권 보호·개선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은 인권감찰관 1명에 불과하다. 이는 공수처법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공수처의 독립성은 통제에 대한 '면책' 근거가 될 수 없다. 독립성은 오히려 통제를 '강화'해야 할 강력한 이유다. 독립성은 외부 '지휘'를 배제하기 위한 개념이지, 외부 '감시'까지 배제하기 위한 개념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은 다른 영웅들과 달리 '친근한 이웃(Your Friendly Neighborhood)'으로 불린다. 그 이유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좌우명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중의 지팡이' 경찰과 '인권친화적 수사기관' 공수처는 이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