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선진 법무 요람’의 몰락…법무연수원, 좌천 검사만 쌓인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23010011412

글자크기

닫기

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01. 25. 19:05

법조계 "검찰 인력 지속 이탈시 국민 신뢰 유지 어려워"
2025070101000115200006331
검찰 깃발./송의주 기자
법무부 산하 법무연수원이 반(反) 정부 성향 검사들의 '유배지'로 악용되고 있다. '선진 법무인재의 요람'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보복 인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무연수원은 1951년 교도관의 교육훈련을 담당하는 '형무관학교'로 시작해 1972년부터 법무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교육훈련과 연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했다.

법무연수원이 처음부터 유배지로 활용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반대였다. 현재 한직으로 여겨지는 법무연수원장 역시 과거엔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했다. 특히 1986년에는 '5공 황태자' 박철언 서울지검 특수부장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키고자 검사장급 연구위원을 신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이용호 게이트'로 수사를 받았던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연구위원으로 전보되면서 '법무연수원=유배지'라는 공식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재명 정권 역시 법무연수원을 좌천지로 이용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2일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시켰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단행된 인사에서도 법무연수원은 연구와 교육 전담기관이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당시 집단성명에 이름을 올린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박영빈 인천지검장(30기)·유도윤 울산지검장(32기)·정수진 제주지검장(33기)과 장동철 대검찰청 형사부장(30기), 김형석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32기), 최영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32기) 등 모두 7명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앞서 이재명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도 여권 인사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거나 윤석열 정부를 비호한 이력이 있는 검사장급 인사 모두 법무연수원으로 밀려났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헌법재판관들을 비판했던 이영림 춘천지검장(30기)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수사했던 허정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31기), 박영진 전주지검장(31기), 정유미 창원지검장(30기) 등 4명이다.

이와 반대로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좌천됐던 구자현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찰총장 직무대행·29기) 등은 화려하게 복귀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정권과 반하는 인사들이 연수원으로 집중 배치되고 있다"며 "연구기관으로 정체성은 이미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도 "법무연수원 발령이 더 이상 연구 기회가 아닌 좌천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주요 수사 라인에서 배제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구조 자체가 조직에 깊은 불신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인사 기조가 반복될수록 검찰 인사가 정치적 고려에 좌우된다는 인식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세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