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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한테만 유독 차가운 아카데미,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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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6. 01. 23. 09:40

3년전 '헤어질 결심' 이어 '어쩔…'도 노미네이트 불발
큰 기대 모은 국제영화상 부문 경쟁작 면면 화려한 탓
美 배급사가 너무 많은 작품을 맡아 노력과 정성 분산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영화·작품·남우주연상 최종 후보 진입에 실패했다./제공=CJ ENM
박찬욱 감독과 아카데미의 '인연 맺기'가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3년전 그의 전작 '헤어질 결심'에 이어 올해 '어쩔수가없다'가 또 다시 국제영화상 부문 예비 후보 15편에 포함되고도 최종 후보에 진입하지 못한 걸 두고 미국 언론들마저 안타까운 기색을 일제히 드러내는 분위기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명단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는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후보 지명을 노렸던 모든 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국제영화상 부문에는 멘돈사 필류 감독의 '시크릿 에이전트'(브라질)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그저 사고였을 뿐'(프랑스), 요아킴 트리에르 감독의 '센티멘탈 밸류'(노르웨이), 가자 지구 소녀의 비극을 담은 '힌드 라잡의 목소리'(튀니지), 올리버 라세 감독의 '시라트'(스페인)가 이름을 올렸다.

앞서 '어쩔수가없다'는 지난 11일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영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병헌), 외국어(비영어)영화상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또 지난해 열린 제82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 부문에 초대받아, 주요 부문의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만장일치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올해 아카데미 후보 지명 여부에 국내외 영화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그러나 이번에도 노미네이트가 불발되자 미국 매체들은 '이변과 냉대'('Surprises & Snubs')라는 표현을 써 가며 결과 분석에 나섰다.

연예 산업 전문지 버라이어티는 국제영화상 부문에서 홀대당한 작품으로 '어쩔수가없다'를 꼽은 뒤 "박찬욱 감독의 어두운 사회 풍자는 많은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평단의 호평도 받았지만, 올해 이 부문은 경쟁이 특히 치열했다"며 "(미국 내) 배급사 네온(Neon)이 센 작품을 여러 편 출품한 영향도 컸다"고 지적했다.

네온은 저예산·비영어권 수작들을 주로 배급하는 회사다. 2020년 '기생충'의 미국 내 배급을 맡아 그해 아카데미 작품·감독상 등 주요 4개 부문 수상을 일궈낸데 이어, '아노라'로 2024년 아카데미 작품·감독·여우주연상을 5개 부문을 휩쓸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어쩔수가없다'와 더불어 국제영화상 부문 후보 지명작 5편 중 '힌드 라잡의 목소리'를 제외한 4편이 네온의 배급작인 탓에, 후보 지명을 위한 캠페인에 기울여야 할 정성과 노력이 분산되면서 결과적으로 '어쩔수가없다'가 피해를 봤다는 이야기다.

또 데드라인과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이 어두운 코미디는 아카데미를 겨냥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카데미는 다시 한번 그의 작품을 국제영화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 "(박 감독의 전작들인) '헤어질…' '아가씨'와 달리 '어쩔수가없다'는 절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를 인간적인 시선과 블랙 코미디로 포착해 마침내 (아카데미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 감독의 기다림은 다시 이어지게 됐다"고 각각 전했다.

이밖에 골드더비는 "경쟁이 치열한 국제영화상 부문에서 막판에 '시라트'와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치고 올라오면서 박 감독이 다시 밀려났다"고 '어쩔수가없다'의 후보 제외 이유를 들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최종 후보 명단에서 최대 이변은 뮤지컬 블록버스터 '위키드: 포 굿'의 전 부문 노미네이트 불발이 꼽혔다. 전편 '위키드'는 지난해 10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속편 역시 예비 후보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씨너스: 죄인들'의 역대 최다(16개) 노미네이트 기록 달성과 3D 블록버스터 '아바타: 불과 재'가 의상·시각 효과상에만 노미네이트됐을 뿐 1·2편과 달리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점 등도 주요 이변으로 지목됐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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