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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연임·참호 이사회’ 정조준… 금융지주에 칼 빼든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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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1. 15. 18:00

금감원,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점검
李대통령 장기집권 논란 지적 한달만
CEO 승계·사외이사 선임 절차 조사
신한·우리 등 연임 마친 지주도 긴장

금융그룹 회장의 장기 집권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 제멋대로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한 지 한 달만에 금융당국이 8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에 착수한다.

지난달 실시한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BNK금융에 대해 금융당국이 즉각 검사에 착수한 바 있는데, 전선을 전 금융지주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주 출범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논의할 문제를 중심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만큼, 최근 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 금융지주도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연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가 큰 만큼, 관련 사례가 많은 금융그룹의 CEO 승계 절차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등 8대 은행지주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은 CEO 승계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등 은행권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운영실태의 적정성을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이번 점검은 16일 출범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TF와 연결돼 있다. 점검 과정에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위반사항이 드러날 경우 이를 TF 논의 과제로 반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지배구조는 이재명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관치금융 문제로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이에 대해 동조하며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금감원은 특별점검에서도 이사회의 독립성 등을 집중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2023년 마련된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면서도, CEO 승계 절차에서는 이사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금감원은 금융지주 회장이 장기간 연임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판단된다. 역대 4대 금융지주 CEO 중 4연임 한 CEO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 2명이고, 3연임한 CEO도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2명이다. 현 CEO 중에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진 회장과 임 회장은 3월 주총에서 최종적으로 연임이 확정된다.

금융지주 회장이 장기간 재임하게 되면 이사회가 CEO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원장은 이를 '참호'로 표현했는데, 이사회의 검증과 견제 기능이 약화되면서 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4대 금융 중 현 CEO 체제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이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금융(6명), 신한금융(4명), KB금융(3명) 순이었다.

또 모범관행 시행 이후에도 몇몇 금융지주는 이사회 운영이 미흡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번 금감원 특별점검에 금융지주사들이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CEO 승계절차를 진행한 곳은 이번 특별점검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금융지주들은 CEO 승계 절차를 진행할 때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 문제나 사외이사 선임 절차 등에 대해서 모범관행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점검 중 CEO 승계절차에서 위법성이 드러나게 되면 다루게 되겠지만 지배구조 선진화 TF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해 이사회 운영과 사외이사 독립성 등에 초점을 맞춰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TF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지주 CEO 승계 시스템과 사외이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재성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금융그룹은 다수의 주주가 주인인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중 일부가 세력화돼 직책을 도맡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장 자리에 오르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사외이사를 재편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형식적인 절차로만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회장 위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제도나 규정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평가 방법을 객관적으로 마련하고,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시스템적으로 선임 절차를 독립적·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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