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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또 늦춰지는 공급대책, 실수요자들만 지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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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1. 15. 14:11

기자간담회 하는 김윤덕 국토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신년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이달 안에는 공급대책을 발표하도록 노력하겠다. 여유 있게 잡더라도 명절 전에는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주택 공급대책 발표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과 관련해 밝힌 입장이다.

이로써 지난해 말에서 올해 1월 중순으로 발표 시기가 한 차례 미뤄졌던 공급대책은, 이제 다음 달을 기약할 수도 있게 됐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허탈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낄 법하다. 지난해 9월 7일 발표된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고,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 역시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꺼내 든 6·27 대출 규제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약발은 점차 떨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규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은 여전히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고 있다.

한동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규제 시행 두 달 만에 다시 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121건으로, 아직 신고 기한이 월말까지 남아 있음에도 이미 11월 거래량(3335건)을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으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졌지만, '지금이라도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매수세가 되살아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상급지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이어 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전용면적 60~85㎡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7억4229만원으로, 직전 분기(16억4204만원) 대비 6% 상승했다.

반면 본격적인 겨울 이사철을 맞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월세값 상승률은 3.29%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토허구역 적용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준비는 마쳤지만, 타 부처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장관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내 노후 청사와 유휴부지 활용 방안이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과거에도 보상 문제와 원주민 이전 부담 등으로 좌초된 전례가 있는 만큼, 실효성에 의문이 남는다.

이쯤 되면 시장에 제시할 '당근'은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한 채 '채찍'만 성급히 휘두른 꼴 아닌가. 공급 대책 발표 시점이 거듭 늦춰지는 가운데, 규제는 이미 시장 전반을 옥좼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공급 대책을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의 불안과 불신만 커지고 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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