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의 본질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
-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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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속도다. 대한민국은 이 전환의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기반은 있지만, 갈 길이 매우 바쁘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DoD)은 2016년 이미 미 육·공군 교리에서 유무인복합 (MUM-T/Crew-Uncrewed Teaming) 적용한 전술 전략을 공식 개념화 하였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지난 4년간 러-우 전쟁에서 유인 지휘와 무인 정찰(ISR)-타격-자폭드론 결합이 일상화되었음을 목격하고 있다.
그 결과 전통적 지상전의 상징이던 전차는 전장에서 가장 취약한 표적 중 하나로 전락했다. 오픈소스 정보(OSINT)를 기반으로 한 국제 군사 분석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은 최소 3,500대 이상의 전차를 손실한 것으로 집계된다. 파괴·포획·유기된 장비 가운데 영상과 사진으로 확인된 사례만을 반영한 수치다.
우크라이나군 역시 1,200대 안팎의 전차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냉전 이후 단일 분쟁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전차 손실로 평가된다.
특히 NATO 관계자와 국제 안보 연구기관 분석을 종합하면, 러시아 전차 손실의 약 60~70%가 드론 공격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결과로 분석된다. FPV 자폭 드론에 의한 직접 타격뿐 아니라, 드론이 표적을 포착해 포병이나 대전차미사일을 유도한 사례까지 포함한 수치다.
플랫폼은 있다… 그러나 '엮는 능력'이 멈춰 있다
한국은 항공·지상·해양 플랫폼을 모두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다. 차세대 전투기를 중심으로 유인기와 무인기를 결합하는 구상도 공개 단계에 올라와 있고, 지상과 해양에서도 각종 무인체계가 병행 개발되고 있다. MUM-T의 출발점인 '몸체'만 놓고 보면 세계 상위권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MUM-T는 개별 플랫폼의 성능 경쟁이 아니다. 유인 플랫폼 1대가 여러 무인체계를 실시간으로 통제·연동하고, 전장 상황에 따라 임무를 재배치하는 통합 능력이 핵심이다. 이 '엮는 능력'에서 한국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있다. 시범·개념 단계는 넘었지만, 실전 운용을 전제로 한 통합·검증의 속도가 경쟁국보다 빠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네트워크 전쟁, 끊기는 순간 전력은 짐이 된다
현대 MUM-T의 실체는 네트워크다. 데이터링크가 끊기는 순간 무인전력은 전력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전자전·재밍·스푸핑 환경에서 연결을 유지하는 능력, 지연을 최소화하는 구조, 연합작전 표준과의 호환성은 생존의 조건이다.
한국은 C4I와 전술통신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 축적을 이뤄왔다. 그러나 실전 수준의 고강도 전자전 환경에서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MUM-T는 평시 훈련이 아니라, 적의 방해를 전제로 한 전쟁 상황에서 작동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한국형 체계는 아직 시험대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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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M-T 경쟁력의 심장은 AI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학습했느냐는 점이다. 표적 오인식 사례, 민간 피해 가능성, 전자전 교란 상황을 얼마나 많이 겪고 축적했는지가 전투 결과를 가른다.
한국은 국방 AI 전환을 선언했지만, 실전 데이터를 대규모로 축적·검증하는 체계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데이터 개방, 통합, 재학습 구조가 갖춰지지 않으면 AI는 똑똑한 시제품에 그친다. 알고리즘은 수입할 수 있어도, 전장 데이터는 수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간은 결코 한국 편이 아니다.
전쟁은 결국 생산 속도로 결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교훈은 분명하다. 무인체계는 소모된다. 격추되고, 파괴되고, 교체된다. 따라서 전력의 지속성은 성능이 아니라 양산과 보충의 속도에서 나온다.
이 지점에서 한국은 분명한 강점을 가진다. 조선·항공·전자산업이 결합된 제조 역량, 촘촘한 공급망, 빠른 생산 전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MUM-T가 연구실 무기에 머무르지 않고 실전 전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적 토대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결단이다.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한 설계, 소모를 전제로 한 운용 개념으로의 전환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운영과 수출통제, 마지막 관문
MUM-T는 도입보다 운영이 어렵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AI 재학습, 보안 패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전력은 빠르게 노후화된다. 여기에 수출통제와 기술보안 문제가 결합된다.
이 때문에 한국 방산이 최근 강조하는 '패키지 수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운영 능력과 전쟁 수행 체계 전체를 파는 단계로 넘어가지 않으면 MUM-T 수출은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싸우는 능력보다, 오래 쓰게 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韓, 상위 기술권이지만, 본격 생산은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는 없다"
한국형 MUM-T는 분명 세계 상위권 진입권에 있다. 플랫폼과 제조·양산 능력은 경쟁국을 압도한다. 그러나 최종 승부는 통합·네트워크·데이터·운영 체계에서 난다.
MUM-T는 하나의 무기 개발 사업이 아니다. 전쟁 수행 방식 전체를 바꾸는 국가 프로젝트다. 지금 이 전환을 생산과 전력화의 단계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한국은 '무기를 잘 만드는 나라'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기회는 없다. 갈 길이 바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