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다음주 덴마크와 담판
1951년 방위조약 확대로 안보·경제 최대 요구 실현 가능성
|
트럼프 행정부는 '매입(Purchase)'과 '군사 옵션'이라는 강경한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고, 이에 유럽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덴마크 정부와 협상에 나서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1951년 덴마크와 맺은 방위 조약에 따라 그린란드에 대한 최대한의 요구를 관철하려고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
미국이 동맹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린란드를 원하는 핵심 배경은 중국·러시아 등 견제를 위한 안보적 중요성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거리인 '북서항로' 및 희토류 확보 등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부터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의 영유권을 매입해 미국의 51번째 주 혹은 영토로 편입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상정한 '플랜 B'이자 압박용 카드는 군사 옵션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그린란드 확보는 국가안보 우선순위이며 군 통수권자가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며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
루비오 장관은 대외적으로는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매입이 목표임을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덴마크 관리들과 만나 협상을 할 것이라면서도 덴마크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수단이 동원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음주 그들과 만날 것"이라며 "외교관으로서 베네수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우리는 항상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협을 식별한다면, 모든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할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이 즉각적인 침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덴마크로부터 해당 섬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의 언급은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이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루비오 장관과 통화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이 그린란드에서 재연될 것이라는 상상은 배제했다"는 취지의 답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이 '반쪽 진실'임을 보여준다.
|
독일·프랑스·폴란드 등 '바이마르 삼각동맹'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파리 회담 직후, 미국의 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로 장관은 미국의 1803년 루이지애나 구입을 빗대어 그린란드는 거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며 "루이지애나를 사고팔던 시대를 지났다. 따라서 이런 위협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라 그린란드의 운명은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인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앞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스페인·덴마크 등 유럽 7개국 정상은 전날 "그린란드는 그 주민들의 것이고,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관한 사안은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만이 결정할 수 있다"며 "오랜 동맹으로부터 그린란드를 군사적으로 탈취하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유럽의 반발이 충돌하는 가운데,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인 '병합'보다는 기존 조약을 활용한 '실리적 통제권 확보'가 가장 유력하다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방위 조약의 '강제적' 확대다.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맺은 방위 조약에 따라 그린란드 내 군사 기지 건설 및 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갖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개입' 위협을 지렛대로 삼아 다음주 덴마크와의 협상에서 △ 기지 사용권의 대폭적·배타적 확대 △ 희토류 자원 개발 독점권 △ 중국·러시아의 접근 원천 차단 등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덴마크 입장에서도 주권을 뺏기지 않으면서 미국의 안보 요구를 수용하는 이 방안이 최선의 타협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잘 알려지지 않은 냉전 시대 협정에 따라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서 원하는 것을 거의 다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권한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우주군은 그린란드에 '피투픽 기지(Pituffik Space Base)'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기 경보 및 우주 감시를 수행하고 있다.
|
군사 옵션의 경우 기술적으로 미군 500명이면 30분 내 그린란드를 점령할 수 있지만, 정치적 비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다. 나토 회원국인 미국이 다른 회원국 덴마크를 공격하는 것은 곧 나토의 해체를 의미하며, 이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최후의 수단으로만 남겨두고 실제 실행 의지는 낮을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의 '군사 옵션' 언급은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술로 해석된다.
◇ 매입 옵션, 트럼프 선호 불구 그린란드 주민 반대로 실현 가능성 낮아
매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옵션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영토 매각 권한은 덴마크 정부가 아닌 그린란드 주민에게 있다. 그런데 그린란드 주민 85%가 미국 영토 편입에 반대하고 있어, 돈을 주고 사는 '루이지애나식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자유연합협정 체결, 현실적 대안 가능성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제시한 현실적 대안은 자유연합협정(COFA) 체결이다. 미국이 그린란드의 '독립 열망(56% 찬성)'을 부추겨 덴마크로부터 독립시킨 뒤, 마셜제도나 팔라우처럼 국방·외교권만 미국에 위임하는 협정을 맺는 방식이다.
미국도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이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주권 존중'의 명분과 '안보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시나리오이지만, 독립 절차에 시간이 걸리고 유럽의 견제가 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