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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 넘보는 고향사랑기부제… 벤치마킹 日보다 가파른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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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1. 05. 17:40

'3년 차' 지난해 모금액 1500억 돌파
1조 목표 달성 위해선 인지도 높여야
"대형 민간 플랫폼 역할 변화가 관건"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 3년 차를 넘기며 모금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누적 모금액이 1500억원을 넘어서며 제도 안착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제도 구조상 '이득인 기부'임에도 아직 1조원 규모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금된 금액은 151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도 시행 첫해였던 2023년 651억원에서 출발해 2024년 879억원, 지난해에는 1500억원대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해마다 증가 폭이 커지는 구조로, 단기적 반등이 아니라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장 흐름은 고향사랑기부제가 벤치마킹한 일본 고향납세 제도의 초기 경로와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일본은 2008년 고향납세 도입 첫해 모금액이 약 81억엔에 그쳤고, 2년 차에는 77억엔으로 오히려 줄었다. 3년 차에도 102억엔 수준에 머물며 시행 초기 3년 동안은 증가세가 완만했다.

일본 고향납세가 본격적인 확산 국면에 접어든 계기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꼽힌다. 대규모 재난을 계기로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기부가 고향납세를 통해 집중되면서, 제도가 단순한 세제 장치를 넘어 연대와 참여의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후 민간 포털 참여와 답례품 경쟁이 결합되며, 일본은 시행 5년 차 이후 모금액이 수천억엔 규모로 확대되는 급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고향사랑기부는 시행 첫해부터 600억원대를 기록했고, 3년 차에 연간 모금액이 1500억원을 넘어섰다. 초기 확산 속도와 증가 기울기만 놓고 보면 일본보다 가파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일본이 제도를 먼저 도입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면, 우리는 그 경험을 충분히 학습한 상태에서 제도를 설계한 후발 주자"라며 "제도 구조만 놓고 보면 기부자에게 불리할 이유가 거의 없는데도 아직 1조원 규모에 이르지 못한 것은 인지도와 확산 방식의 한계가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1조원'이라는 목표가 과장된 수사가 아니라 제도 구조상 충분히 도달 가능한 수치임에도,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고향사랑기부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가 적용되는 구조로, 연말정산 대상 급여소득자 2000만명 가운데 절반만 참여해도 모금액은 1조원에 이른다. 일본 고향납세의 지난해 모금액이 12조원을 넘어선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향후 변수로는 민간 플랫폼의 역할 변화가 꼽힌다.

지금까지 고향사랑기부 민간 플랫폼은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단독 플랫폼을 운영하는 곳은 위기브, 웰로 등 일부에 그쳤고, 은행 앱 역시 고향사랑e음을 연결해 주는 창구 역할에 머물렀다.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제도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하반기 네이버가 고향사랑기부 민간 플랫폼에 참여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민간 플랫폼은 기부를 연결해 주는 통로에 가까웠다"면서 "네이버와 같은 대형 플랫폼의 참여가 기부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고향사랑기부가 보다 넓은 참여층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존재와 취지를 알리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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