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브라질 최대 갱단 체포 작전, 64명 사망…“활개 요인은 경찰작전 제한 판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29010011955

글자크기

닫기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10. 29. 11:24

빈민가에 헬기·장갑차·전술차·경찰 등 투입…81명 검거
리우 주지사, 대법원 판결로 갱단 세력 확대됐다고 비판
BRAZIL-CRIME-DRUGS-FAVELA-POLICE-RAID <YONHAP NO-2160> (AFP)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페냐 단지에 있는 빈민가에서 경찰이 마약조직 단속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AFP 연합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州)정부가 28일(현지시간) 대규모 갱단 체포 작전을 실시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오글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리우 주정부는 이날 브라질 최대 규모 갱단 '코만두 베르멜류(CV)'의 지역 우두머리 체포를 위한 작전을 전개했다.

헬기 2대와 장갑차 32대, 전술차량 12대 등과 함께 경찰 약 2500명을 투입해 조직원 81명을 검거했으나 작전 과정에서 경찰 4명을 포함해 64명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헬기가 공중에서 상황을 통제하는 가운데 드론의 안내를 받으며 갱단의 온상이 된 2개 파벨라(빈민가)에 진입했다.

갱단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곳곳에서 버스와 승용차를 강탈해 차벽을 세워 통행을 마비시키는 등 보복을 감행했다. 드론으로 폭발물까지 투하하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는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총성과 폭음이 울리는 등 전장을 연상케 하는 현지 상황을 포착한 동영상이 다수 공유됐다.

작전이 전개된 일대 학교는 학생과 교사의 안전을 위해 긴급휴업 결정을 내렸고 일부 시내버스는 노선을 변경해 운행했다.

에두아르두 파이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경찰 작전 후 수많은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일상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조직으로 알려진 CV는 1970년대 리우 교도소에서 태동했다. 코카인 등 마약 거래와 무기 밀매, 납치, 살인 등을 일삼고 있는 문제의 갱단은 리우의 빈민가를 장악, 본부처럼 운영하고 있다.

리우 당국은 연방대법원이 파벨라에 대한 경찰 단속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문제의 발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클라우지우 카스트루 리우 주지사는 28일 작전 종료 후 브리핑에서 "파벨라에서의 경찰 작전을 제한토록 한 소송은 저주"라며 단속이 허술해진 틈을 이용해 이 지역에서 범죄조직의 세력이 급속도록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벨라에 대한 단속을 원활히 실행할 수 없게 되자 다른 주(州)의 범죄자들이 이주·합류함에 따라 해당 지역이 갱단 세력 확대의 발판이 됐다고 했다.

브라질사회당(PSB)과 복수의 인권단체는 2019년 리우 경찰이 파벨라에서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다며 이들의 활동을 제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경찰 작전을 제한하는 임시명령을 내렸다.

또 작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인권 존중 교육 및 피해자 보상 등 보완 조치를 마련하라고 후속 명령도 이어졌다. 이후 경찰의 파벨라 단속 활동은 대폭 위축됐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