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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인사 시계 ‘빨라졌다’…롯데·현대百도 인사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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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0. 24. 16:51

신동빈 롯데 회장 오산캠퍼스 하반기 VCM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7월 16~17일 1박 2일 일정으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2025 하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롯데
올해 유통업계의 연말 인사가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와 CJ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인사를 마친 가운데,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 진행하던 정기 인사를 올해는 한 달 가량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8월 임원 평가를 완료한 상태로, 현재 인사 규모와 발표 시점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롯데가 올해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상 첫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VCM(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변화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변화의 폭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유통부문에서는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이영구 식품군 총괄 부회장,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 주요 수장들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 2026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대적인 쇄신보다 '안정 기조'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한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정지영 사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022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 사장은 차세대 점포 모델인 '더현대 서울' 콘셉트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흐름도 긍정적이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장호진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 대표는 2026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6일 8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시점을 예년 대비 한 달 가량 앞당긴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당면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앞서 준비하기 위해 조기 인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도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빠른 지난 17일 CEO 인사를 발표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로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CJ푸드빌 신임 대표로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내정했다.

CJ그룹은 올해부터 인사 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CEO 인사와 신임 경영리더 승진, 계열사별 조직개편을 한 번에 발표했지만, 이제는 CEO 인사를 먼저 단행하고 계열사 대표 주도의 후속 임원 인사를 별도로 진행한다. CEO를 선제적으로 배치해 단기 사업계획과 중기 전략을 조기에 확정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유통업계의 조기 인사 행렬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내부 위기감이 커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리더십을 조기에 구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부진에 글로벌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유통기업들이 생존전략 차원에서 인사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며 "위기 극복과 체질 개선을 위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가 올해 인사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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