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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트럼프와 8시간 골프회동… 관세협상 측면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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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10. 19. 18:08

손정의 주선, 한·일·대만 CEO 동석
車·반도체·관세·AI 등 논의 가능성
"APEC 무역협상 앞두고 마중물 역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현지에서 진행된 '골프 회동'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명 '골프 외교'에 매우 익숙한 인물이다. 첫 임기 때도 4년간 골프장을 방문한 수만 315회였다. 이번 만남 역시 사실상 친선을 넘어선 중요 외교의 장인 이유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보름도 남기지 않고 진행된 데다가 정부의 경제·통상 라인이 미국에서 무역협상을 벌인 시점과도 겹친다. 우리 기업인들이 무역협상 타결과 현지 투자 및 원활한 협력을 위해 적극적인 측면 공세를 편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백악관 풀기자단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 15분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 도착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은 오후 4시 50분께 나섰다. 8시간 가까이 만남이 진행된 셈이다. 이번 골프 회동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중재로 한국·일본·대만 기업 관계자들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업 주요 총수들이 다 함께 미국 대통령 및 현지 정·재계 주요 인사들과 골프를 즐긴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통상 4인 1조로 진행되는 아마추어 골프 경기를 고려했을 때 우리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점심시간 및 휴식시간 등에 소통했을 가능성은 크다.

이 골프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곳으로, 트럼프 1기 시절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 곳이기도 하다.

이날 각 기업들은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못했다. 다만 우리 정부 경제·통상 라인이 미국으로 향해 무역협상을 벌이고 APEC 등이 코앞에 다가온 점을 고려하면 관세 협상 타결에 조력할 만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출국 직전인 지난 16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취재진들에게 "최선 다해 우리 경제에 기여하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SK·현대차·LG·한화 총수가 동행한 만큼 트럼프와의 만남에서 각 기업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인공지능·자동차·2차전지·조선 관련 현안에 대해 대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방한해 삼성·SK와 720조원 규모 초대형 AI프로젝트 '스타게이트' 참여를 공식화했으며, 이번 한미일 3국은 모두 스타게이트 핵심 파트너국이기도 하다.

또 자동차는 미국에서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현안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현지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구금 사태가 있었으며, 한화는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엮여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다.

이번 정부 고위당국자들의 협상과 기업인들의 회동이 마중물이 돼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서 무역협상에 대한 최종 결과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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