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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신용대출 3배 ‘쑥’… 기업은행 김성태號, 중기금융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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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8. 11. 17:56

같은 기간 4조 감소 은행권과 대비
중기대출 순증 11.3조… 시장 주도
건전성 부담에 신용평가 체계 손질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금융애로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기술신용대출 공급액을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확대했고, 대출 건수는 10배 이상 늘린 것이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이유로 기술신용대출을 줄이고 있는 시중은행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김성태 행장은 하반기에도 중소기업 지원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을 강조했다.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취급이 전년 대비 큰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핵심 가치인 중소기업금융을 강화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판단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상반기에만 11조원 넘는 중기대출을 공급하면서 사실상 은행권 중기대출 시장을 주도했다.

건전성 관리에도 집중한다. 17년 만에 소기업 신용평가모형을 손질하며 세밀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쇄신책도 차질 없이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24조9377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9조8911억원 증가했다. 2023년과 2024년 상반기 잔액 증가폭이 각각 3조5460억원, 3조895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해 그 가치를 담보로 취급하는 대출이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줄인 시중은행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상반기에만 3조9264억원 감소했다. 무형자산인 기술력을 담보로 하는 만큼 위험가중치가 높고, 일반 중기 신용대출보다 낮은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탓에 시중은행들은 기술신용대출의 취급을 꺼리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에서 이탈한 기술신용대출 수요를 기업은행이 대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5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건수는 1만4807건 줄었지만, 같은 기간 기업은행은 1만3656건 늘어 전년 상반기(1201건)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 신청이 늘어난 데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적극 발굴·지원하면서 기술신용대출 취급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부터 창업 초기 기술혁신기업 발굴 강화를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평가 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했다.

기술신용대출을 포함해 상반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공급을 사실상 전담했다.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순증 규모는 11조3000억원에 달했지만, 기업은행을 제외한 은행권 순증 규모는 2조5000억원에 그쳤다. 경기 둔화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자, 시중은행들은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대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운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감안, 최근 내부적으로 중기대출 공급 목표치를 4조원 상향하며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대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기 자금 공급을 위해 1700억원 규모 민관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다만 중기대출 확대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은 부담이다. 상반기 말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0.93%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적극적인 중기대출 공급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건전성 관리에도 총력을 다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부터 2008년 구축한 소기업 대출 신용평가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 중·소기업 기준을 다시 설정해 기업별 리스크 특성에 따라 위험노출액을 재분류한다는 방침이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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