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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노하우 패밀리오피스에 심는다… WM 강자 노리는 NH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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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7. 10. 18:03

IB 역량, 자산관리 영업에 접목
기업 오너에 승계 등 맞춤 솔루션
2028년까지 ROE 12% 등 목표
# '기업금융(IB) 강자'로 이름을 알린 NH투자증권이 이제는 'IB 기반 패밀리오피스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NH투자증권만의 IB 역량을 자산관리(WM) 영업에도 접목시키면서다.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은 A게임사의 상장을 주관한 후, 주가 상승으로 인해 스톡옵션을 행사해야 하는 임원들을 패밀리오피스에 가입시켰다. 이후 이들이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법 규정에 맞게 회수할 수 있도록 금융 기법을 제공함으로써 자산관리까지 책임졌다.

NH투자증권이 강점 사업인 IB를 WM과 연계시켜 차별화된 패밀리오피스 운영에 힘쓰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통상 1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증권사가 자산관리를 포함해 맞춤형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초고액자산가 절반 이상이 기업 오너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NH투자증권은 승계나 상속 등 이들이 필요로 하는 기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의 영업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윤병운 사장이 IB에서만 20년 가까이 몸담은 배광수 상무를 작년 말 WM사업부 대표 자리에 앉힌 주된 배경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은 패밀리오피스를 필두로 WM사업의 몸집을 키워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2%,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순이익 제고와 함께 배당성향도 50%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주가 부양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10일 배 대표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IB 강자'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이러한 역량을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에게 접목시키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며 "실제 패밀리오피스 고객 60~70%가 기업 오너들이고, 그분들의 고민은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2021년 10월부터 개시된 NH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는 이달 초 기준 서비스 가입 가문수가 185개를 돌파하는 등 1년 만에 100개 가까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IB 역량을 앞세운 NH투자증권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승계부터 시작해 상속과 관련된 세금 문제 등을 패밀리오피스가 담당한다. 그는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은 지배구조를 비롯해 승계·증여·상속에 대한 절세 노하우 등을 필요로 한다"며 "우린 IB를 오래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패밀리오피스를 IB와 연계해 강화시키는 방안은 윤 사장이 구상한 성장 전략이다. 작년 말 IB 경력만 20년인 배 대표를 WM사업부 총괄 자리에 낙점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윤 사장이 평소에도 줄곧 강조해 온 사내 시너지 효과를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통해 꾀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도 키우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올해 이찬우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역별로 지점을 연결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서울과 달리 지방에는 농협의 영향력이 큰데도 불구하고 패밀리오피스 고객이 별로 없다"며 "지역 지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내용에 담은 ROE 12%, PBR 1배 이상 등의 목표치를 WM사업 성장을 기반으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ROE 12%를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환산해 보면, 약 8640억원이다. 이미 IB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내며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리테일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배 대표는 "선두권에 있는 증권사들과 경쟁하려면 리테일 부문에서 90도에 가까운 성장을 시현해야 한다"며 "WM과 디지털 사업 양쪽에서 발전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는 패밀리오피스를 중심으로 WM을 키워야 하는 미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패밀리오피스 고객군이 일반 고객군의 수익을 뛰어넘었다. 패밀리오피스 사업의 경우 특히 100억 이상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10억 이상 고객에 집중하는 일반 WM사업보다는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예컨대 10억 이상 고객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이 1억이라고 한다면, 100억 이상 고객들은 2억5000만원 정도다.

끝으로 배 대표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인 패밀리오피스 시장이 커지려면 상품 판매 등 증권사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그는 "그간 벌어진 사건·사고들을 감안하면 규제가 많은 게 이해는 되지만, 시장이 성장하려면 향후에는 규제를 완화하는 건 필요하다"며 "증권사가 상품을 판매할 때, 절차와 과정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보니 상품 자체를 파는 게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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