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고객 100만명 증가로 혁신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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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아트 마케팅'을 통한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해외 예술가와의 협업은 물론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에 과감한 도전을 더하면서다.
업계에선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정 부회장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영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2년 만에 고객 수가 100만명 넘게 증가하는 등 그의 아트 마케팅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8일 '톰 삭스 크레딧 카드'를 공개했다. 이 카드의 플레이트는 '제2의 앤디 워홀'이라고 불리는 미국인 예술가 톰 삭스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4종의 플레이트 중 눈에 띄는 건 두랄루민과 브론즈로 만든 '메탈(Metal)' 플레이트다. 카드에 구멍이 나 있는 모습은 평범하기를 거부한 정태영 부회장의 도전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현대카드 내부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관련 부서에서는 이 구멍의 크기를 두고 며칠간의 격론을 벌일 정도로 디자인 디테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식 경영전략은 '최초'라는 타이틀로 드러난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세로 형태의 플레이트 카드를 내놓았다. 70년 신용카드 역사에서 처음 있던 일이다. 기존 카드가 긁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로 형태의 플레이트가 많았지만, IC칩이 내장된 카드가 많아지면서 꽂아 결제하는 방식이 많아졌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카드 10건 중 7건(66.8%)는 세로 카드였던 만큼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객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23년 5월1173만4000명에서 2024년 5월에는 1227만3000명, 올해 5월에는 1278만9000명을 기록했다. 2년 동안 105만5000명의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시기 경쟁사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각각 55만9000명, 13만9000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현대카드 고객 기반 확대는 두드러진다.
정 부회장은 문화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015년에는 '카드 팩토리'를 개관해 현대카드의 카드 플레이트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또 2019년엔 다빈치모텔 행사를 처음 개최하면서 현대카드가 보유한 공간을 넘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직후인 2022년에는 행사 기간 다빈치모텔 스트리트 내 협업 매장의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이외에도 2013년 디자인 라이브러리, 2015년 언더스테이지와 뮤직 라이브러리, 2016년 스토리지와 바이닐앤플라스틱, 2017년 쿠킹 라이브러리, 2022년 아트 라이브러리, 2024년 레드11 등을 개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모든 디자인은 아이덴티티를 투영한다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며 "문화와 공간으로 대표되는 컬처 마케팅 역시 현대카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