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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명 실어나른 GTX-A 운정~서울역…고양·파주 집값은 되레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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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7. 03. 15:13

파주↔서울 20분대…개통 이후 6개월 간 791만명 이용
교통호재에도 운정중앙·킨텍스역 인근 아파트서 하락거래
대출 규제 여파…당분간 반등 어려울 듯
"매매→전세→매매 단계적 연쇄 상승 가능성도"
GTX-A 노선 운정중앙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운정중앙역 1번 출구./연합뉴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개통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수혜 지역으로 평가받는 경기 고양·파주 지역 아파트값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 데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 수도권 교통 혁명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28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누적 이용객 수는 지난달 말 기준 791만6470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4만4226명이 이용한 셈이다.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50분 이상에서 21분으로 크게 단축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교통 혁명'이라는 호평과 함께, 개통 당시 실제 주행 시간을 인증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리는 시민이 적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파주 일대 아파트값은 교통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교통 호재가 부동산 가격에 선반영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개통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기에는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고양시 킨텍스역 인근 '킨텍스원시티2블록'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5월 24일 11억5000만원(44층)에 손바뀜됐다. 운정~서울역 구간 개통 직전인 작년 12월 20일 거래가인 12억4000만원(42층)에 비해 약 1억원 떨어졌다. 인접한 '한화포레나킨텍스' 주상복합 아파트 같은 평형도 지난달 23일 10억9500만원(35층)에 거래됐는데, 작년 11월 13일 11억4500만원(44층)보다 5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운정중앙역과 가까운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전용 59㎡형은 지난해 12월 18일 5억8800만원(9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3일에는 3800만원 하락한 5억5000만원(6층)에 팔렸다. 인접한 초롱꽃8단지중흥S-클래스 전용 84㎡형도 작년 12월 9일 6억8500만원(11층)에서 지난달 21일 6억5800만원(17층)으로 30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고양에 비해 교통 효과가 더 큰 지역인 만큼,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은 것으로 해석된다.

킨텍스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GTX-A 개통 자체가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상당한 교통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2~3년 전부터 가격에 반영될 만큼 됐다고 본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는 분위기지만 그에 따른 확산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의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매가격이 10억원 이상인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고, 규제의 적용 범위에 직접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저가 매물이 많은 파주 지역은 상대적으로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서히 상승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상승한 전셋값이 시간이 지나 다시 매매가격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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