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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근본 원인은 불신”…대화와 타협으로 꼬인 실타래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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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5. 07. 03. 17:06

李 대통령, 대화 통한 해결 강조
의료계도 "불신이 문제" 인식 공유
해빙 분위기 속 대화 재개 전망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YONHAP NO-2962>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의정갈등의 근본 원인을 '불신'으로 진단하며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했다. 의료계도 잇따라 같은 인식을 공유하며 대화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불신이다.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2학기에 가능하면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내야겠다"며 "빠른 시간 내에 대화하고,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갈등은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같은 달 집단 사직에 나서면서 갈등이 장기화됐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전제로 한 대화를 요구했고, 의료계는 이를 백지화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맞섰다.

양측은 의사 수급에 대한 진단부터 크게 달랐다. 정부는 고령화에 대비해 의사 수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봤고, 의료계는 문제의 본질이 낮은 수가 구조에 있다고 맞섰다.

감정적 대립도 갈등을 키운 측면이 크다. 박민수 전 복지부 2차관이 전공의들을 '의새(가짜 의사)'라고 지칭하거나,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포고문에서 의료인 '처단'을 언급한 일이 결정타가 됐다. 의료계는 "정부가 의료진을 범죄자 취급한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후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이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접근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전 정부의 과도한 억지스러운 정책과 납득하기 어려운 일방적 강행이 문제를 악화시켰다"며 "의료시스템을 망가뜨렸고, 국가적 손실도 컸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바뀌면서 긴장감과 불신이 조금은 완화된 것 같다"며 해빙 분위기를 언급했다.

실제로 의료계의 분위기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대통령이 신뢰와 소통을 문제 해결의 중심으로 언급한 것은 협회와 같은 인식"이라며 "해법 또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1년 넘게 이어온 의정갈등으로 중단됐던 정부와 의료계 간 공식 대화가 해빙 분위기와 맞물리며 이달 중 재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진짜 대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다만 수가 문제, 의대생 학사 운영, 각 대학의 서로 다른 사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실질적 성과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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