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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3단계 앞두고 은행 가계대출 6조7000억원 폭증…주담대 60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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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7. 01. 18:30

가계대출 6월에만 6.7조 폭증…DSR 규제 앞두고 ‘막차 수요’
주담대·신용대출 모두 급증…증시 상승세도 영향
당국 “3분기에도 증가세 지속 우려…현장 점검 강화”
빚의 역습…가계대출 갚느라 '허덕'<YONHAP NO-2193>
/연합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7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적용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데다,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자 투자 수요가 반영된 신용대출도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를 발표함에 따라 이달부턴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5~6월에 몰린 대출 신청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당국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536억원 증가했다. 이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이 급격히 늘었던 작년 8월(9조6259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급증은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99조4250억원으로 한달 사이 5조7634억원 증가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에 6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도 크게 늘었다.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4021억원으로 1조876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증가폭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영끌' 열풍이 불었던 2021년 7월(1조8637억원 증가) 이후 4년 만이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앞두고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DSR 3단계가 적용되면 모든 가계대출에 최대 1.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반영돼, 수도권 차주의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약 1000만~3000만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규제 강화 전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된 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3년 5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투자 목적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7일 기준 약 67조원으로, 2022년 4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달부터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놨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타행 대환 대출을 중단하거나 비대면 대출 신청을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5~6월에 몰린 대출 신청이 시차를 두고 3분기에 반영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은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향후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도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하며 대출 규제 현황과 이행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례 없이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미 접수된 대출 물량이 상당해 한두 달 정도는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총량 목표를 지키기 위해 여신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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