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동력 '플랫폼 사업' 강화
소상공인 위한 '소호사업부' 신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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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조직개편에선 고객 신뢰회복과 내부통제 강화가 핵심이었다면, 이번엔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최근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조직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완성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사실상 정 행장의 두 번째 조직개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은행장 내정자 신분으로 자신과 손발을 맞춰 일할 핵심 임원을 교체하는 동시에 조직 슬림화 차원의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당초 20개였던 본부조직을 17개로 축소했고, 부행장직도 23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줄였다. 11명의 기존 부행장을 물러나게 하고, 1970년대생 임원을 전면 배치하는 등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1968년생으로 젊은 행장인 정 행장이 우리은행을 젊고 빠른 조직으로 바꿔나간 것이다.
또 은행 편중이 심했던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시동을 건 만큼, 정 행장도 보조를 맞춰 증권과 자산운용 등 그룹 자본시장 영역 자회사들과 연계영업 및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IB그룹을 CIB그룹에서 독립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부실로 경쟁력을 위축시켰던 만큼 내부통제 조직의 업무 중복을 없애는 등 실질적인 내부통제로 고도화했다.
두 번째 조직개편은 영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은행이 그룹 수익성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정 행장은 은행의 지속성장 기반 마련에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보다 뒷걸음질 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정 행장의 첫 성적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으로 본업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상품개발과 마케팅 조직을 일원화해 고객의 니즈와 금융시장 변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했고,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금융도 확대한다. 정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에 중점을 뒀다. 그가 은행장 첫 일정으로 남대문시장과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를 찾은 것도 중소기업그룹장을 역임했던 경험이 작용한 것이다.
정 행장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침을 이어갔다. 저번 조직개편 때도 원뱅킹사업본부 편제를 강화하고,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 조직도 보강했다. 이번엔 디지털영업그룹을 신설하고, 아래에 원뱅킹 사업부와 플랫폼사업부, 모바일 사업부 등을 배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뱅킹 앱의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 확대 및 UI·UX 고도화 등으로 편의성을 높이고, 원비즈플라자를 비롯한 항공결제와 정산서비스 등 플랫폼 기반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기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플랫폼부를 AI전략센터로 확대·개편하고, 기업금융 산하에 기업시너지팀을 신설해 기업고객과 미래 먹거리 발굴 등 공동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조직개편은 조직 슬림화와 내부통제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영업 효율성과 디지털과 AI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중점을 둔 것"이라며 "특히 새 정부 기조에 맞춰 AI에 힘주고 있고, 앞으로의 신사업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을 한층 성장시키고, 중소·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