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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 여전히 DDI 뿐 …車반도체 등 신사업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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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6. 12. 21:11

디스플레이 업황 장기부진, 전체 매출 대부분 DDI
애플 OLED 아이패드 DDI 공급, 공식 확인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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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팹리스 기업 LX세미콘이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전을 모색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무선 통신 모듈 등 신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 기여는 제한적이다. 디스플레이 업황이 장기 부진에 빠진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속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7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97억원으로 29.1% 늘었다. 견조한 실적처럼 보이지만, 업계는 이익 개선 요인을 미국의 반도체 관세정책 시행을 앞두고 패널 업체들이 DDI를 선구매한 데 따른 '일시적 반사이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질적인 수요 개선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LX세미콘의 매출 대부분은 여전히 DDI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90%가량이 DDI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최근 1~2년간 소폭 줄어드는 데 그치고 있다. DDI 매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신사업 추진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X세미콘의 2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 4370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으로 각각 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발주가 축소되고 스마트폰·TV 수요도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특정 시장에 대한 편중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면서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OLED 아이패드에 LX세미콘이 DDI 공급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공식 확인된 내용은 없다. 전방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기존 주력 제품의 반등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이에 LX세미콘이 새 카드로 꺼낸 건 차량용 방열기판이다. 올해 4월 경기도 시흥에서 연간 25만 장 규모로 생산을 시작하며 시장 진입에 나섰지만, 해당 라인 투자에 5년 간 1000억원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아직 수익성과 규모 모두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2026년까지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수요 확보가 선결 과제다.

차량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 PMIC(전력관리칩), 모터 제어용 IC 등도 개발을 병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전시회 출품과 일부 고객사 테스트는 진행 중이나, 실제 매출 연결 시점은 불투명하다.

무선통신 분야도 아직은 '우회로'를 찾는 단계다. LX세미콘은 지난해 말 벤처기업 뉴라텍과 협력해 저전력 장거리 통신칩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자체 기술 상용화 수준이나 시장 진입 시점은 미지수다. LX세미콘은 뉴라텍 지분 약 5.9%를 확보했으며, BLE·Wi-Fi HaLow 등 커넥티비티 기술을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나 무선 커넥티비티 분야는 고객사 확보와 품질 인증 장벽이 높은 산업"이라며 "단기간 내 매출 다변화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구체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X세미콘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중심의 사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기술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력 확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LX세미콘은 R&D 비중을 10%대로 유지하며, 신규 사업 인력을 꾸준히 채용 중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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