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5곳서 화재 등으로 인해 나무들 불에 타거나 소실
|
이날 민속식물연구소 대표 송홍선 박사는 '제주 전통사찰의 4·3사건 피해와 훼손 수목' 주제 발표에서 "4·3 당시 제주도내 전통사찰 5곳에 있는 중요한 수목들이 화재로 인해 불 타 없어지는 등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4·3 당시 제주 사찰의 수목 훼손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박사는 4·3 유가족이며, 식물학을 전공한 학자이다. 현재 민속식물연구소를 설립하여 식물 생태를 연구하고 있다. 송 박사 발표 자료와 당시 조사 사진을 근거로, 4·3 당시 제주 전통사찰 경내의 수목 훼손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영상통화를 통해 알아봤다.
- 피해 상황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당시 제주도 사찰 100여곳 중 40여 곳이 피해를 봤습니다. 그 중 법화사, 관음사, 월정사, 불탑사, 선광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훼손 수목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그래서 식물생태학적 측면으로 살펴 봤습니다.건축물인 법당과 요사채는 불에 탄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찰 경내의 제주도 자생 수목의 피해 건은 조명된 바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조사에서 식물생태계의 자생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추정했습니다. 사찰 안팎의 자생수목을 4·3 사건 이후와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수목이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전통사찰 5곳을 조사했어요."
|
"조사는 지난 1~2월에 전통사찰을 방문해 낙엽수 겨울눈의 차이를 주요 구분 형질로 사용했습니다. 나무나이는 생장추를 통해 측정한 수종별 표본을 직경에 따라 환산했고, 수고는 측고기의 도구 및 기자재를 사용했습니다. 4·3 사건이 75년이나 지났으므로 현재의 수령이 75년 이상인 것은 그 당시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반면에 75년 수령 이하 수목은 4·3 이후에 침입하거나 들어온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5개 사찰의 경내·외의 자생 수목을 관찰하고, 자생 확인, 생육형 판단, 수고, 흉고직경 등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당시 전통사찰 5곳이 화재로 수목이 훼손되었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4·3 당시 전통사찰의 수목은 얼마나 훼손 됐습됩니까
"전통사찰 5곳의 총 출현 수목은 85종류이며 사찰별 평균 38종류로 파악되었습니다. 사찰별로 월정사가 52종류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법화사 50종류, 관음사 46종류, 선광사 22종류, 불탑사 20종류 순이였습니다. 그리고 4·3 피해 훼손 수목은 총 출현 수목의 절반 정도인 40여 종류입니다. 사찰별 평균 11종류의 수목이 불에 타거나 훼손되어 없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
"낙엽수와 상록수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단풍나무, 때죽나무, 머귀나무, 비목나무, 물참나무 및 벚나무 등의 낙엽수와 상록수인 까마귀쪽나무, 동백나무, 조록나무, 참식나무와 후박나무 등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에 피해를 입지 않은 수목은 잘 자라고 있나요.
"곰솔을 비롯하여 구실잣밤나무, 녹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왕벚나무, 팽나무 등이 수령 75년 이상으로 4·3 이전부터 사찰에서 자라는 나무로 조사됐습니다. 식재한 관음사의 은행나무는 수령이 100년 이상 된 고목입니다. 또한 관음사의 노거수 왕벚나무는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저는 4·3 유가족입니다. 그래서 유독 4·3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주도 전통사찰의4·3사건 수목 훼손에 대한 학술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조명은 아마도 이번 기초조사가 처음으로 기술됐다고 생각합니다. 학술지 논문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도 전체 사찰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