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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3개월…무역 불확실성 29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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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5. 04. 20. 09:03

공포지수 50 돌파…리먼 사태후 최고
주식·달러·국채 트리플 약세…지지율↓
'의회 패싱' 행정명령 100건 넘어서
US-NATIONWIDE-PROTESTS-AGAINST-TRUMP-ADMINISTRATI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도심에서 열린 '행동의 날(Day of Action)' 집회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50501'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50개의 시위, 50개 주, 하루'의 줄임말이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5일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간섭하지 마라(Hands Off)' 시위도 주도한 바 있다. / 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로 취임 3개월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무기로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의 국내 회귀를 추진하면서 세계 무역의 불확실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가 산출하는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3월에 5735를 기록해, 대선 직전이었던 2024년 10월의 29배, 제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 8월의 3배로 치솟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을 극도로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동원해,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경제 비상사태 선언을 적용하면서 관세를 마음대로 주무르면서 발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종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인 2.4%의 4배 수준이다. 중국을 상대로는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는 일종의 세금으로, 해당 상품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 조치에 놀란 세계 증시는 크게 요동쳤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월 들어 지난해 말 대비 일시적으로 13% 하락했다. 유럽의 주요 600개 기업 주가 지수인 스톡스600은 같은 기간 11% 상승했다가 다시 7% 하락했으며, 46% 상호 관세가 부과된 베트남의 주가지수는 최대 14%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주식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8일 50을 돌파했는데,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면,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일 상호 관세가 전면 발효된 직후엔 미국 주식, 달러와 국채까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당황한 미국 정부는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전통적으로 증시가 급락하거나 경제가 불안정할 경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산을 옮겨 왔는데, 이번엔 국채 금리가 오히려 급등하며 정반대의 흐름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추가 이자율)'은 지난 10일, 약 10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국채가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패싱하고 행정명령을 남발하면서 삼권분립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통치 구조는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행정명령은 이미 100건을 넘었는데, 이는 1기 때 3개월간 29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반면 의회를 통과해 제정된 법안은 출범 이후 5건에 불과하다.

미국 정치정보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점차 하락하고 있다. 취임 직후인 1월27일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50.5%,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44.3%였다. 이후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이 점차 하락해 3월13일에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아졌고, 이달 18일 기준 '지지한다' 46.5%, '지지하지 않는다' 50.7%로 나타났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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