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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올리브영 밀고, 제일제당 끌고…CJ家 이선호 승계작업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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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3. 24. 06:00

올리브영 지분 활용…CJ와 합병 노려
글로벌 식품 키워 승계 정당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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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CJ그룹의 승계시계가 올 들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승계의 필수요건인 지분쌓기와 경영능력 검증의 '키'를 쥐고 있는 두 핵심회사 CJ올리브영과 CJ제일제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식품 사업 확장으로 승계 정당성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CJ올리브영도 몸집을 키우며 그룹 후계자인 이 실장의 지분 확보 조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부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38세에 제일제당 부회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만큼 올해 35세인 이선호 실장도 3년 동안 승계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선호 실장은 올리브영 보유지분 11.04%를 활용해 지주사인 CJ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실장이 보유한 CJ의 지분은 3.2%다. 2029년 보통주로 전환되는 29.13%의 신형우선주를 포함한다면 약 6.4%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최대주주인 이재현 회장의 지분 42.07%에는 한참 못 미친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보통 30% 이상의 지주사 지분이 필요한 만큼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지분 늘리기는 필수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의 지분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올리브영이 자사주 콜옵션 조기 행사와 함께 6000억원대의 사옥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올리브영은 IPO(기업공개)를 염두에 두고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았던 지분 22.56%를 모두 되사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최대 주주인 CJ 지분 51.15%를 포함해 특수관계자 지분율을 거의 100%로 만들었다. 여기에다 최근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올리브영은 현재 이 건물의 40%를 임차해 사용 중인데, 6800억원을 들여 사옥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입에 성공하면 올리브영의 자산가치는 올라간다.

최근 시장에서 CJ와 올리브영의 합병을 유력 승계 시나리오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상장사인 올리브영은 CJ와 합병이 진행되면 순자산가치와 손익 등을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상장사인 CJ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올리브영이 6000억원이 넘는 빌딩을 매입하면 자산규모가 3조원을 넘어서고, CJ의 시가총액 3조7376억원(21일 종가 기준)과의 차이도 줄일 수 있다. 이후 올리브영이 자사주 소각과 함께 CJ와의 합병을 추진하게 되면 시장에서는 이 실장이 지주사 지분을 약 18~23%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확보와 함께 이선호 실장은 경영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그가 맡고 있는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3% 줄어든 만큼, 올해는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M&A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그린바이오 사업 매각을 통해 실탄을 확보한 후 유럽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현 회장이 2018년 CJ헬스케어를 매각하고 2019년 미국 대형 냉동식품업체 슈완수를 인수해 미국 식품 시장을 키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유럽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식품제조사업 헝가리 법인과 비비고 제품을 판매·유통·홍보하는 프랑스 법인을 설립했다. 또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 1000억원을 들여 신공장도 세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올리브영 합병 가능성이 커지면서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CJ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서 성과를 낸다면 이 실장의 승계 속도를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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