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기 보조 배터리 화재도 이어져
원인 51% '과충전'…非정품 사용 사례도
전문가 "충격 누적에 '열폭주'…노후화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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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는 612건이었다. 그 중 58.3%인 357건이 2022년과 2023년 발생했다. 연도별로 △2019년 51건 △2020년 98건 △2021년 106건 △2022년 178건 △2023년 179건으로, 2019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발생건수가 약 3.5배 증가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전동킥보드·전자담배 등 폭넓게 사용되는 배터리로, 스마트폰 충전을 위한 휴대용 보조 배터리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최근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보급과 사용이 늘어나면서 화재도 증가세다.
항공기에 반입된 보조 배터리 화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서 연기가 났지만 승무원들의 빠른 진화로 큰 사고는 없었다. 같은해 12월엔 김해공항에서 이륙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보조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인 '과충전'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9~2023년까지 발생한 612건의 화재 중 51%인 312건이 과충전이 원인이었다. 실제 오후 2시부터 전기자전거를 충전시키고 오후 9시에 퇴근했는데 과충전으로 배터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한 경험을 호소한 시민도 있다. 인증받지 않은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하거나 배터리를 충전하려 이동하던 중 떨어뜨려 불이 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화재 예방을 위해 노후화되거나 지속적인 충격에 노출된 보조 배터리를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화재 위험이 높은 보조 배터리는 그간 많이 떨어뜨렸다거나 외형적으로 찌그러지는 등 변형이 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배터리 열폭주 현상은 충격이 조금씩 가중되다가 어느 순간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양호한 상태의 배터리를 갖고 가는 것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소방청 관계자도 "사용 중 이상 증상이 있으면 즉시 배터리 사용을 중지하고, 가능하다면 가연물이 없는 곳에 배터리를 두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 한 뒤 119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