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MRO 사업 등서 경쟁력 부각
인력난·사고 등 문제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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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선업계를 보고 있자면 그야말로 엄마 미소가 절로 난다. 기자가 산업부에 온, 딱 2년 전만 해도 한화오션이 아직 대우조선해양으로 혼란하던 때였고 국내 조선사들 대부분 2010년대 수주했던 저가 선박 물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서히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돌아왔고, 마침내 포텐이 터졌다. 조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면서다.
영국 조선·해양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조선가지수는 189.64를 기록했다.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 이번달 지수는 역대 최고점인 2008년 9월 기록(191.6)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즉, 조선사로선 비싸게 배를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에서 선박 건조 경쟁력으로는 최고인 국내 조선사들은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호위함, 잠수함 등 방산 사업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유럽·중동 시장을 뒤흔들고 있고, 이제는 미국 시장까지 국내 조선사를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한국을 콕 집어 적극적인 조선업 협력 요청을 했다. 일찌감치 미국 내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눈 여겨본 조선사들은 내년 중으로 현지 시장에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실제로 전날(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는 "MRO 사업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슬롯(건조공간) 여유가 없어서 (수주) 속도 조절을 했는데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그 이면에는 적지 않은 문제도 남아 있다. 제조업이라는 산업 특성상 인력을 구하기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은 대부분의 조선소가 자리한 지방에서 근무를 원치 않고, 전문인력들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이 같은 인력난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부분이기도 하다.
드물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도 방지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는 것 자체로도 문제지만, 일감이 쌓이는 마당에 사고 한번으로 인한 전체 작업 정지는 그야말로 '경영 실패'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현재로선 산업계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축제 분위기인 업계라 정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 관계자가 조선소에 방문하거나, 업계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직접 마련하는 등 여러모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조선사는 지금이 바로, '온 우주가 나를 돕는다' 싶을 때일 거다. 그럼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괜히 서두르다 일을 망칠 수도 있다. 모두가 나서 구멍난 부분은 없는지,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사각지대가 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