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등 만나 대책 논의할 듯
트럼프 2.0 시대 장기 플랜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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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상대가 대응이 간단치 않은 G1 슈퍼파워 미국인 만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혈맹인 서로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심전심이었을 수도 있는 쇼이구 서기의 긴급 방중이 크게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심지어 사전에 이미 조율됐을 수도 있다.
외교 소식통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양국은 무엇보다 공동의 대미 전략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트럼프 1기를 상대하면서 터득한 대응 노하우를 공유할 가능성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국제정치학자 S 모씨가 "양국은 이미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피지기 상태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경험을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양국 고위급의 만남이 상당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부담스러워하는 군사 문제를 제외한 꽤 많은 분야에서의 협력이 논의될 것이 확실하다. 이를테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제재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러시아 경제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양국의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조용한 협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입장에서도 마냥 태클을 걸기가 쉽지 않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는 서방 세계와는 일정한 거리가 있는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개발도상국들), 브릭스(중러를 포함한 5대 신흥경제국) 등과 더욱 끈끈하게 밀착하는 구상 역시 양국으로서는 충분히 모색해볼 전략이 아닌가 보인다. 이외에 독일 같은 유럽연합(EU)의 일부 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미국이 서방 세계까지 등에 업은 채 양국 압박에 필요한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도 상당히 소망스럽지 않나 보인다.
또 다시 만나도 이상하지 않는 브로맨스를 과시하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빠른 재회동을 논의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트럼프 2.0' 시대에 대비한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