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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라호르의 대기 오염 지수가 급증해 공기질 지수(AQI) 1067을 기록했다. '위험' 수준으로 간주되는 300을 훌쩍 넘기는 수치로 당국자도 "1000을 넘는 수준에 도달한 적이 없다"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날 건강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초미세먼지(PM2.5) 수준도 610㎍/㎥을 찍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24시간 기준 권장한도 15㎍/㎥의 40배 이상을 기록했다.
42세의 한 주민은 통신에 "작년엔 이렇게 나쁘진 않았다. 훨씬 나았는데,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군가는 말해야한다"며 "어딘가에서 오염폭탄이 터진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당국은 앞으로 3~4일간 라호르의 AQI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1400만명이 거주하는 파키스탄의 2대 도시인 라호르는 저급경유 매연과 농작물 쓰레기 소각과 겨울철 기온 하강 등으로 인한 오염 물질이 섞인 스모그에 휩싸인 상태다. 당국은 내년 1월까지 학생들의 야외 운동을 금지하고, 오염이 가장 심한 시기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도록 수업 시간대도 조정했다.
전례없는 대기오염에 당국은 오는 4일부터는 공무원과 민간회사 직원의 절반도 재택근무하도록 조처했다. 건설현장 작업을 중단시켰고, 불에 굽는 음식을 만드는 길거리 음식점들도 오후 8시에 문을 닫도록 했다.
시카고 대학 에너지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WHO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오염으로 라호르 주민들의 기대 수명은 평균 7.5년이 줄어든다. 유니세프는 남아시아에서 약 6억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대기오염에 노출돼 있고, 소아 폐렴으로 인한 사망의 절반이 대기오염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