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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칼럼]김일성은 죽었어도 대남적화 교시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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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9. 01. 17:34

-김일성의 갓끈이론, 대한민국이란 '갓'이 美·日 두 갓끈으로 유지되므로 이 갓끈을 끊어야 남한적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 1단계 전략이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이고, 김정은이 선택한 약한 고리가 바로 한·일 관계
-야권의 끊임없는 반일감정 선동배후에는 이런 역사·문화적 환경과 갓끈이론에 입각한 대남적화전략이 작동
-정부·여당은 야당의 반일감정 선동의 배후에 있는 갓끈이론과 대남적화전략을 직시하지 못한 채 단편적으로 대응
-"뉴 라이트"라는 '친일 프레임' 씌우기 공격에 그저 "뉴 라이트가 아니다"라는 식이었음
-윤석열 정부, 친일로 공격받기 전에 '갓끈'으로 선제공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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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아시아투데이 주필, 정치학 박사
사람 머리에 쓰는 갓은 끈 하나만 잘라도 머리에서 벗겨진다. 강한 적을 공격할 때는 약한 고리를 공격하면 된다는 고전적 명제를 공산당 혁명 전략으로 변형해 김일성이 주창한 이론이다. 이른바 '갓끈 이론'. 김일성은 이 갓끈이론을 1972년 김일성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주창했다. 황장엽이 여러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김일성의 갓끈이론은 그 후 대남적화 전략에 구체적으로 적용되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갓은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끈으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 3국이 긴밀하게 연합하는 한, 남한의 적화는 불가능하다. 사실 한·미·일 3국 안보연합체제는 사상 유례가 없는 강력한 체제다. 군사력·경제력 등을 두루 감안하면 가히 세계 최강이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김일성은 갓끈이론을 통해 한·미·일 3국 안보연합 체제를 어떻게 해체시킬 것인가를 교시한 셈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정권의 변함없는 궁극적 목표는 남한의 적화다. 이를 위한 1단계 전략이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다. 주한미군이 없고 국가보안법이 없는 대한민국을 상상해 보라. 종북주사파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이 잠입시킨 간첩들까지 대놓고 활보하면서 대한민국의 헌법 체계를 뿌리째 흔들고 대한민국을 사상적, 사법적으로 무장해제 시킬 것이다.
1948년 9월부터 1950년 6월까지 한반도에서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1948년 9월부터 미국은 미군정을 해체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켰다. 1949년 6월에는 대한민국에는 미군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 몇 달 후인 1950년 1월, 미 국무장관 애치슨은 '대한민국은 미국의 태평양 방어선 바깥에 존재한다'고 선언했다.

미군도 미국의 방위 약속도 모두 사라진 일종의 '힘의 진공상태'에서 1950년 6월 25일 전면 남침이 시작되었다. 애치슨 선언이 발표되고 5개월여 지난 때였다. 70여 년 전 김일성은 미국이라는 갓끈부터 제거하고 바람 한 번이면 벗겨질 갓을 기습 공격했던 것이다.

2024년의 한반도 정세도 70여 년 전 6·25 전쟁 전야와 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 관계를 정상화한 뒤에 한·미·일 3국 안보체제를 구축하자 김정은과 그 뒷배 시진핑은 한·미·일 3국의 강력한 포위망에 갇혀 시시각각 압박을 받는 신세가 돼 버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전방위 제재로 인해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고 문재인 정권을 꼭두각시 삼아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파탄시키면서 9·19 군사합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적화 직전까지 몰고 갔던 것처럼, 김정은은 어떻게든 한·미·일 3국 동맹 체제를 다시 와해시키기 위해 온갖 모략을 꾸미고 있다.

김정은이 선택한 약한 고리가 바로 한·일 관계다. 한국인의 뿌리 깊은 반일감정은 작은 불씨 하나로도 순식간에 큰불이 붙을 수 있는 민감한 영역이다. 야권이 끊임없이 부추기는 반일감정 뒤에는 이러한 역사·문화적 환경과 갓끈이론에 입각한 대남적화전략이 동시적으로 작동한다. 문재인 정권과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시도 때도 없이 반일선동을 해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정부·여당은 이들의 반일감정 선동과 친일파 공격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갓끈이론과 대남적화전략의 실체를 정시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논란이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만 단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뉴 라이트라고 공격하는 것은 뉴 라이트 자체가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에게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우기 위한 것임에도 김형석 관장의 대응은 '나는 뉴 라이트가 아니다'였다.
윤석열 정부가 건국절을 추진하려 한다고 공격하는 것도 건국절 자체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우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대응이 건국절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식이라면 이런 소극적·단편적 대응으로 친일 프레임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론전의 핵심은 주도권이다. 누가 먼저 이슈를 선점하느냐, 누가 먼저 프레임을 관철시키는가이다. 여론전에서 선제공격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방어적으로 여론전을 해서 이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먼저 공격하는 것이 공격받고 나서 방어하고 반격하는 것보다는 몇 배 쉽다. 윤석열 정부는 친일로 공격받기 전에 갓끈으로 공격해야 한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격언은 이 경우 더욱 분명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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