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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공간 안에 있더라도 각기 다른 시선과 감정, 리듬으로 호흡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각자의 '자유진행리듬(free-running rhythm)' 속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순간을 저마다의 리듬과 시각으로 평면에 담아내는 김지선, 이미솔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지선의 작업은 우연히 떠오르거나 의도적으로 떠올린 하나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 기억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또 다른 기억들이 혼재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작가는 테라핀, 콜드 왁스, 오일 스틱 등 여러 물성을 가진 재료를 사용하거나 붓질의 속도를 변주해 혼재한 기억의 파편을 자신만의 리듬으로 가시화한다.
전시작 중 김지선의 'Humming-ing'은 손끝을 스치는 바람, 그 바람에 동요하는 나뭇잎, 부유하는 풀벌레 소리 등 오감으로 기억된 일상 속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작업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각들은 서로 진하게 뒤엉키며 생동감 넘치는 환희의 장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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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솔의 '이파리의 춤 여름'은 저마다의 움직임들로 분주한 생명체들의 운동으로 구성된 연녹빛 무보(dance notation)다. 작가는 캔버스 한 칸마다 그날 숲 속에서 마주한 잎들을 그려 넣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칸이 모여 만든 숲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아르떼케이 관계자는 "김지선의 리듬은 기억의 형상에 기반한 열린 작업이며 이미솔의 리듬은 매일매일 질서 정연한 미적 노동의 결과물"이라며 "두 작가 리듬을 담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가 자신만의 자유진행리듬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