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현악4중주 '타카치 콰르텟' 일원으로 음악 탐구...마라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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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은 다음 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작품은 2021년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에게 '최고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겨줬다. 용재 오닐은 아시아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 곡에 관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가 이 작품을 작곡했을 때 그는 맨해튼에 살고 있었어요. 이 곡의 1악장을 작곡하고 있던 때가 바로 9.11 테러가 발생한 시기였습니다. 저도 그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부터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었죠. 제 삶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끔찍했던 사건 중 하나였고, 참담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곡의 흐름은 그야말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과정 같아요. 크리스토퍼는 한국에 잘 알려진 작곡가는 아니지만 정말 좋은 작품들을 많이 썼어요. 그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21세기 클래식음악 현장을 보여주고자 하는 '힉엣눙크! 페스티벌'은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축제다. 8월 16일부터 9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IBK챔버홀, JCC아트센터, 코스모스아트홀, 카이스트, 언커먼 갤러리 등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세종솔로이스츠 창단 30주년에 초점을 맞췄다. 세종솔로이스츠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120여 개 도시에서 700회 이상의 연주회를 연 세계적인 연주단체다. 그간 세종솔로이스츠를 거쳐 간 정상급 기량의 연주자들이 이번 축제에 함께 한다.
용재 오닐 역시 세종솔로이스츠와 인연이 깊다. 그는 세종솔로이스츠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계기로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린 앙상블 '디토'를 결성하게 됐다. 또한 그에게 한국 이름을 '용기'와 '재능'에서 한 글자씩 따 '용재'라고 지어준 이가 세종솔로이스츠의 창립자인 강효 줄리어드 음대 교수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세종솔로이스츠로 돌아오게 돼 정말 기쁩니다. 저를 처음으로 한국에 데려다 준 세종솔로이스츠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강효 교수님은 많은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어요. 이 단체를 통해 실내악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지만, 실내악뿐만 아니라 다른 일을 할 때도 알아야 할 많은 것들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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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은 2020년부터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현악 4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타카치 콰르텟은 영국 그라모폰지가 선정한 '이 시대 5대 현악4중주단'과 BBC뮤직매거진의 '100년간 위대한 10대 현악4중주단'에 이름을 올린 명문 음악단체다.
"타카치 콰르텟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이 단체와 함께 유럽 음악의 전통을 탐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내악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만든다는 점에서도 무척 의미 있어요."
용재 오닐은 평소 마라톤을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연주 차 캘리포니아에 갔던 때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날씨가 좋아 구태여 실내 체육관에 있을 필요가 없었고, 밖에서 뛰었는데 생각보다 긴 거리를 뛸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달리는 거리를 늘리다가 마라톤으로 이어졌어요. 연주가 없을 때는 요리와 독서, 산책과 하이킹, 자연을 즐기는 것도 아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