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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가수’ 故김민기, 학전에 마지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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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7. 24. 10:39

설경구·황정민·장현성 등 아르코꿈밭극장서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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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의 발인식이 엄수된 24일 오전 고인의 영정이 옛 학전이 자리한 서울 종로구 아르코꿈밭극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항의 가수' 김민기가 반평생을 바쳐 일궈낸 학전에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유족은 24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민기의 발인식을 엄수한 뒤 서울 종로구 아르코꿈밭극장으로 향했다. 아르코꿈밭극장은 고인이 생전 33년간 작품을 올리고 신인 배우들을 발굴한 소극장 학전이 있던 곳이다.

아르코꿈밭극장 앞에는 배우 설경구·황정민·장현성 등을 비롯해 배우 최덕문·배성우, 가수 박학기,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등 동료와 친구들이 고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인으로부터 학전 건물을 이어받아 아르코꿈밭극장 운영을 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과 시민들도 자리를 지켰다.

극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김광석 노래비가 설치된 화단에 영정을 놓고 묵념했다. 화단에는 고인을 기리며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막걸리, 맥주, 소주 등이 빼곡했다. 유족은 건물 지하로 들어가 고인이 생전 관객과 같이 울고 웃었던 소극장을 훑었다. 유족이 바깥으로 나오자 거짓말처럼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내 세찬 빗줄기로 바뀌었다. 추모객들은 비를 맞으며 운구차가 대학로를 빠져나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그때 색소포니스트 이인권씨가 김민기의 곡 '아름다운 사람'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가 끝나고도 추모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안녕히 가세요"하고 소리치는 이도 있었다. 장현성은 "가족장으로 하시기로 했으니 우리는 여기서 선생님을 보내드리자"고 했다. 그제야 추모객들이 하나둘 발걸음을 옮겼지만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눈물을 훔쳤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온 고인은 최근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해 지난 21일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해는 천안공원묘원에 봉안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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