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백년 전에 나온 얘기인데도 재밌고 함축된 것 많아"
|
배우 황정민이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그는 오는 7월 개막하는 셰익스피어 비극 '맥베스'에 출연한다.
황정민은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극을 하면 힐링이 되고 너무 행복하다"면서 "물론 영화를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연극은 또 다른 결의 행복을 준다. 오롯이 배우로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어서다"고 말했다.
2022년 연극 무대에서 '리처드 3세'로 분했던 그가 이번에 선택한 역할은 '맥베스'다. 스코틀랜드 장군인 맥베스는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서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인물이다.
황정민은 맥베스에 관해 "쉽게 말하자면 구청장이 대통령이 되려고 욕심을 냈다가 자기 무덤을 파는 이야기"라며 "맥베스는 죽음을 앞두고 '왜 여기까지 왔지' 하면 되돌아본다"고 설명했다.
맥베스는 황정민이 지난해 출연해 관객수 13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의 전두광 캐릭터와 닮아 있다. 또한 그가 연기한 영화 '아수라'의 박성배,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의 전요환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이에 관해 황정민은 "하면 할수록 어렵기도 하지만 맥베스로는 또 다른 욕망을 보여줄 것"이라며 "나 스스로에게 기대도 된다"고 얘기했다.
|
황정민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몇백년 전에 나온 이야기인데도 재밌다"면서 "수많은 이들이 오마주하고 재창작할 만큼 함축된 것이 많은 작품"이라고 전했다.
영화배우로 활약하면서도 '오이디푸스' 등 다양한 연극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평소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로 '맥베스'를 꼽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의 소속사이기도 한 샘컴퍼니가 선보이는 6번째 연극이다. 샘컴퍼니는 그간 '해롤드&모드'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 '파우스트' 등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양정웅이 맡는다. 양정웅은 한국적인 정서를 가미한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제10회 그단스크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적도 있을 만큼 셰익스피어 전문가다. 그는 2004년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한 적 있는데 이번에는 셰익스피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다.
맥베스가 왕이 되도록 부추기는 아내 레이디 맥베스 역은 김소진이 맡고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 뱅코우 역에는 송일국이 캐스팅됐다. 이밖에도 송영창, 남윤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원캐스트(공연 기간 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만 출연)로 무대에 선다. 연극 '맥베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