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산' 넘나드는 상상적 풍경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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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18일(현지시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시 '모든 섬은 산이다(Every Island is a Mountain)'을 개막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역대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 36명(팀)의 작업을 엄선해 한국 동시대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전시 작품은 1995년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 및 최근 신작을 포함한 총 82점이다.
예술위 산하 아르코미술관이 기획한 이번 전시의 제목 '모든 섬은 산이다'는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한다. 섬과 섬이 마치 산맥처럼 해저 지형과 해양 생태계로 연결되듯이 고립된 개인의 삶과 예술이 결국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전시는 예술위 소장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관의 지난 30년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아카이브 전시'로 시작한다. 이어서 작은 방이 밀집한 수도원의 실내와 고즈넉한 중정 그리고 탁 트인 야외 정원이 펼쳐지며 베니스의 중세와 한국 동시대의 시간이 서로 겹쳐진다. 수도원의 중정에는 서울 근교에 위치한 열두개의 사찰에서 녹음한 범종의 소리를 담은 배영환의 '걱정-서울 오후 5:30'(2012)이 수도원 성당의 종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며 문화적 경계를 가로지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AI 도슨트와의 대담을 통해 전시 주제를 인문학적·기술적 상상력으로 확장한 이완의 '커넥서스: 섬 속의 산'(2024), 생동하는 반고체 물질로 이뤄진 김윤철의 '스트라타'(2024),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제인 진 카이젠의 영상 '수호자들'(2024), 사운드 경험을 공간적으로 확장한 김소라의 '얼어붙은 방귀의 싸늘한 냉기'(2023~2024) 등의 신작들이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한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비구니가 참여한 퍼포먼스로 화제가 되었던 곽훈의 '겁/소리-마르코 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1995), 수만 장의 졸업앨범 사진을 벽지로 구성한 서도호의 2001년 본전시 참여작 'Who Am We?'(2000), 한국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아파트의 삶을 담은 정연두의 2005년 전시작 '상록타워'(2001) 등 역대 한국관 참여 작품이 현재 관점으로 재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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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함께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이 갖는 의미와 성과를 소개하는 아카이브북 '마지막 국가관'이 출간됐다. 전자책으로 출간된 아카이브북에는 한국관 역대 전시 자료와 설계자인 김석철과 프랑코 만쿠소, 2003년 커미셔너를 맡은 김홍희, 2022년 예술감독이었던 이영철 등의 글이 실렸다.
예술위 정병국 위원장은 "이 전시는 최근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미술에 대해 제대로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임근혜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이 차세대를 위한 예술 실천과 미술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글로벌 교류와 연대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