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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 감독은 가장 최근작인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에서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스턴트맨 겸 매니저 '클리프 부스' 역으로, 할리우드를 오랫동안 묵묵히 지켜온 이름없는 별들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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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로 접어들며 안방극장에서의 연기 활동을 거의 접다시피했던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의 삼고초려로 2000년 개봉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아파트 경비원 역을 맡아, '제2의 연기 인생'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변희봉처럼 TV를 위주로 활약한 남일우 역시 2005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친절한 금자씨'에서 주인공 금자(이영애)의 복수를 돕는 '최반장' 역으로 영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처음 맺은 뒤, 1000만 흥행작인 '신과 함께' 1·2편에 비중있는 조연으로 내리 출연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최근 들어 이들과 같은 사례가 갈수록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특정 캐릭터로만 오랫동안 소비돼 온 중견 연기자의 새로운 면을 끄집어내는 방식으로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선사할 줄 아는 영리한 감독들이 줄어들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배우 고르는 시야부터 넓히라는 주문이 오랜 불경기로 생존이 시급한 영화인들에겐 다소 한가롭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입버릇마냥 '마땅한 배우가 없어 영화 찍기 어렵다'를 외치며 캐스팅에 애를 먹는 모습을 떠올리면, 다양한 '배우 용병술'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데 꽤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변희봉과 남일우의 출연작들이 그랬듯,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도처에 숨어있는 실력파 중견 연기자들을 다시 발굴해 '재발견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한국영화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