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선정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반도체 부흥을 꿈꾸는 국가들에 비해 각종 규제에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축구장 581개와 맞먹는 415만㎡ 규모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팹(생산공장) 4기를 비롯해 50여 개 소재·부품·장비·협력업체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애초 지난 2019년 용지가 선정된 이래 2022년 공장건설에 착수하려 했지만 각종 규제와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로 다섯 차례나 미뤄졌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일대에 조성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부지도 발표 5년 뒤인 2028년에나 공장 착공이 가능하고 2030년쯤 실제 공장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 2021년 공장 건설을 발표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삼성전자 공장은 그 후 불과 3년 만인 올해 말 양산을 앞두고 있다. 대만 TSMC는 지난달 일본 구마모토 현에 완공한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을 통상 5년에서 3년이나 단축시킨 28개월 만에 준공시켰다. 일본 정부가 투자금의 절반가량인 4760억엔(약 4조43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공사가 속도를 내도록 지원한 덕분이다. 지자체도 지하수로 공업용수나 도로정비 문제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이에 비해 용인 클러스터는 지역 민원에 따른 산업단지 승인 지연, 토지보상 절차 장기화, 전력·공업용수 공급 인프라 구축 장기화 등으로 5년째 시간만 끌고 있다. 당정은 이제라도 일본 등 경쟁국에 못지않는 지원책과 규제완화 방안으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도록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