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발사는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1·2차 발사 때와 달리 실제 가동하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를 550㎞ 궤도에 올려놓는 것으로, 3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자력 우주개발 능력을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 인공위성인 다누리의 업적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의 생생한 지형을 촬영해 공개했는데, 거기에 더해 임무 기간을 늘려도 될 만큼 연료가 충분히 남아있어 2025년 12월까지로 2년 더 연장해 우주에 머무르게 됐다.
지난 17일 우리나라 제안한 주파수 대역이 6G(6세대 통신) 후보 대역으로 최종 채택된 것도 큰 성과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4주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WRC-23(세계전파통신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해 안정적인 와이파이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정을 전파규칙에 반영하거나 전파 간섭 없이 우리 위성망을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무색하게 할 만한 일들도 있었는데, 바로 과기정통부의 R&D 예산 삭감이다.
이는 올해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큰 화두로 떠올랐는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R&D 카르텔 발언 이후 예산이 졸속 삭감됐다고 비판했으며, 여당에서도 R&D 카르텔 사례를 구체화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R&D 삭감은 없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R&D 관련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했다. 내년부터는 불확실성이 크지만, 혁신적 연구·개발(R&D)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를 개편했으며, 우리나라 글로벌 R&D가 미국, EU 등 주요국 대비 투자 규모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라는 지적을 반영해 내년에 글로벌 R&D에 1조8000억 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년 과기정통부 정책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과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융합연구 활성화 대국민 의견수렴'과 '새로운 디지털 질서 청년 의견 수렴', '메타버스 실천윤리 심포지엄' 등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한 포럼을 진행했다.
이렇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는 행사 이후에도 국민과 산·학·연 전문가 등 제안한 의견을 공개하길 바란다. 이들이 제안한 의견이 어떤 것이 있는지 국민이 모두 알게 된다면, 국민의 알 권리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과기정통부도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적극행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까 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게 호사다마했던 2023년이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뜻 깊은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