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전기·가스요금 지원 확대 선행
요금결정 '사회적 논의체'·가스 직수입제 폐지 필요
한국전력은 국제유가 등 연료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자가 47조원에 달했다.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에 실질임금이 작년보다 하락한 국민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1~7월 물가수준을 반영한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만3000원(1.5%) 줄었다.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취약계층 국민들은 이미 전기·가스요금이 5차례씩 올라 부담이 크다. 올해 8월 전기요금 분할납부를 신청한 소상공인 7000명 전기요금은 약 70만원으로 1년 전보다 46% 급증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전기요금이 또 오르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걱정하고 있다.
다가오는 겨울 난방비 폭탄 문제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초 난방비 급등 사태 후 취약계층에 난방비를 지원했지만 실제 지원받은 사람은 취약계층 171만 가구 중 92만 가구로 절반에 불과했다. 요금 인상 전 실효성 있는 취약계층 전기·가스요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국민을 포함한 전기·가스요금 사회적 논의체 구성도 이뤄져야 한다. 국민들에게 영향을 주는 전기·가스요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요금 수준을 어떻게 하고, 국민·기업·정부가 연료 인상분을 어떻게 부담할지 논의해 결정하는 사회적 논의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민 부담인 전기·가스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간 직수입사만 이익을 얻는 천연가스 직수입제 폐지 또는 개선 필요도 제기된다. 이러한 선행 작업 없는 전기요금 인상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