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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비롤 사무총장은 세계 에너지 수급 전망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오일쇼크를 유발할 수 있는 중동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긴장이 매우 고조돼 있다"며 "석유 수출의 3분의 1이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 곳은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무역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사태에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장은 이미 압박을 받았다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는 1973년 이후 50년 만에 다시 오일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73년 10월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들 간 4차 중동전쟁의 여파로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줄이며 국제유가가 300%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이후 국제사회는 이 같은 에너지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음해 IEA를 설립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날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88.07달러로 마감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직전 수준(84달러)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IEA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이 지난해 정점보다 하락했지만 시장은 긴장되고 변동성이 큰 상태"라며 불확실성은 남겼다.
비롤 사무총장은 중동 정세에 따른 오일쇼크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화석연료 수요 하락세와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로 이전처럼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태양력, 풍력 등 이용 가능한 모든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 기술들은 세계적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며 에너지 전환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70%에서 현재 60%로 떨어졌으며, 2030년에는 4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전 세계 석유 사용량 증가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 둔화와 전기자동차 이용 증가가 이 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롤 사무총장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이제는 속도의 문제로,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더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