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한전 2노조는 지난 5일 노조설립 신고증을 발부받았다. 한전의 기존 노조는 한국노총의 전국 전력노조 소속으로 1만8000여 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유니온숍(Union Shop)으로 입사하면 노조원이 된다. 새 노조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로 들어가는데 출발부터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결을 달리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2노조 활동 방향이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 정치 성향을 띠고, 투쟁을 일삼는 것과 달리 2노조는 탈정치화, 투명과 변화를 내걸었다. 무분별한 정치투쟁, 회계 투명성 논란, 명분 없는 시위와 반정부 집회 등 고질적 병폐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발상이 신선하고 시대의 흐름과도 부합한다. 에너지 공기업이 가야 할 길이다.
국가의 에너지는 한전에 달렸다. 한전의 경영이 악화된다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과 전기요금 인상 억지 중단이 한전이 사채도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는데도 그동안 한전 노조가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2노조가 정치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주 바람직한 방향이다.
투쟁 중심 기존 노조에 염증을 느낀 제2, 제3 노조가 몇몇 기업에서 생겨나고 있다. MZ노조도 속속 탄생한다. 노동운동 흐름의 큰 변화다. 정부와 기업들은 막 태동하는 새로운 노조가 뿌리를 내리고, 회사 발전과 경영의 동반자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새 노조 탄생을 계기로 기존 노조도 노동운동 방향에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