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되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유명무실한 안보리 개혁도 제기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도 중국과 러시아 거부권에 밀려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하는 현실을 작심 비판한 것이다. 미국은 상임이사국 수를 늘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다는 생각인데 윤 대통령이 이를 지지한 셈이다. 안보리의 만장일치 규정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기후 문제도 중요한 이슈였다. 윤 대통령은 기후 위기 취약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돕기 위해 공적기금에 3억 달러를 추가 공여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선 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인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결성을 제안해 큰 관심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북·러를 비판하고, 안보리 개혁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달라진 위상 덕분이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에 40명의 해외 정상을 만난다. 이달 초 아세안(ASEAN)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20여 정상을 만난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60개국 정상을 만나는 대기록이다. 우리 외교사에서 처음이며 대통령의 열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