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두 최고위원이 당원권 정지의 징계를 받고 자진사퇴도 거부할 경우 최고위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가뜩이나 불만이 누적된 비주류 인사들이 김 대표 지도부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도부 '유고' 사태가 생기면 당내 내분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이 10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8시간 앞두고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했다. 태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반해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1년이 되는 날, 한미·한일 정상회담 등 외교 안보행보로 국민 지지율이 올라가는 시점에 집권 여당 내부에서 중징계 파열음이 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 지도부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란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집권 여당이 하루빨리 설화 파문을 진정시키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을 때다. 내년 총선이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될 때 비로소 노동·연금·교육 개혁 등 3대 개혁의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 미중 경제전쟁 여파로 구조적 전환기에 발생할 각종 경제현안에 대처하기도 용이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설화 국면을 빠르게 정리하고 정국을 주도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그것이 집권 여당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을 지원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