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생산된 GV70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이유로 보조금을 못 받게 됐다.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쓰거나 부품 50% 이상을 북미산으로 해야 하는 규정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데 서둘러야 한다. 기아 등 다른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세부지침은 더 까다롭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됐어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 사용 시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된다.
백악관은 17일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 방침을 강조하며 이번 조치가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인베스트 아메리카(Invest America)' 대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RA 보조금 지급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앞으로 이런 정책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한편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는 반도체법(Chips Act)은 생산보조 390억 달러, 연구개발 132억 달러 등 5년간 모두 527억 달러가 지원되는데 200개 업체가 미국에 공장 건설 의향서를 냈다. IRA와 반도체법,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와 '인베스트 아메리카' 정책의 추진은 미국 정부의 지원에 여러 조건들이 붙는다는 뜻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감안하고 미국 투자를 결행하기 바란다.